원주시 ‘치악산 황골엿’ 김명자 대표

5代 100년을 넘게 이어오는 전통의 엿. 치악산 황골엿은 전남의 백당엿, 무안이 고구마엿 등과 더불어 쌀과 옥수수로 만들어지는 강원도 전통의 엿이다. 김명자 대표는 지난해 남편 김찬열(56)씨와 시어머니 황정오(78)씨와 함께 지난해만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약 3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데 ‘메밀조청’을 특허 출원하는 등 사업확장 의욕도 높다.

오로지 우리 농산물로…
김명자 대표의 철학은 “오로지 우리농산물로…”다. 원료인 쌀, 옥수수는 원주와 강원도내 농산물을 사용하고, 엿질금 또한 국내산 보리를 구입해 직접 싹을 틔워 사용한다. 엿질금의 싹을 틔울 때 반드시 치악산 계곡에 흐르는 맑은물을 이용한다. 재료가 모두 국산이다 보니 제조 단가가 높아진다고 한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국내산 재료를 쓰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나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김씨 부부는 엿을 달이는 일도 전통 방식의 수작업을 고집한다. 그래서 치악산 황골엿의 품질은 늘 한결같고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
엿을 완성시켜 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꼬박 24시간. 가마솥에 원주와 강원도에서 생산되는 쌀과 옥수수를 여름에는 4시간, 겨울에는 9시간 정도 불려놓았다가 분쇄기에 빻은 후 가마솥에 엿질금을 잘 배합해 넣고 적당한 불로 가열하며 끊임없이 저어대야 한다. 
남편 김찬열씨는 어머니 황정오 여사와 함께 나란히 몇시간 동안 꾸준히 가마솥 앞에 앉아 두런 두런 옛 이야기도 주고받으며, 느긋한 마음으로 엿을 달여낸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요령을 터득하면 된다”고 웃으며 말한다.
김명자 대표는 요즘 또다른 의욕을 갖고 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리면 강원도내 전통식품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과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는 것. 따라서 그 수요에 대비해 솥단지를 더 늘리고 저장창고도 넓히고 싶다. 하지만 결심을 어렵게 하는 이유가 있는데 전통에 대한 집착이다. “더 규모를 크게 하고 싶은 욕심이 나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전통의 방식’을 잃게 될 우려가 있어요.” 그가 선뜻 현대적 시설로 사업장을 개선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전통의 상실’이었다. 전통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물량을 늘여가야 하는 고민은 요즘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엿은 외국인들도 좋아할 웰빙식품
김 대표가 또 한 가지 의욕을 보이는 분야는 ‘조청’이다. 요즘 요리에 ‘단맛’ 성분을 내는 다양한 재료가 많이 있지만 조청만큼 몸에 좋고 음식마다 잘 어울리는 재료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웰빙 식생활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추세를 볼 때 김 대표는 최근 특허를 낸 ‘메밀조청’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또한 무를 넣어 만든 무 조청도 단가가 비싸 소비자들로부터 주문생산을 받고 있다.
후계자에 관해 질문하자 김 대표는 “서른 살 된 아들(김기석씨)이 며느리와 함께 하겠다면 맡기겠는데 워낙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 걱정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들 김기석씨도 이 일에 의욕을 갖고 있어서 6대에 걸쳐 전통 명품 ‘황골엿’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엿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요즘 ‘한식 세계화’에 관심이 높은데 엿이야 말로 전세계인의 ‘웰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호식품입니다.” 전통의 참맛을 지켜가는 김명자 대표의 희망이 꽃을 피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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