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의 시대로
최근의 소비는 양산(量産)의 시대에서 남과는 다른 ‘나만의 것’을 찾는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처럼 ‘나만의 것’의 제품에 차별성을 부여하는 주체가 명인이다.
명인은 세계의 문화를 이끌었고,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과거부터 명인의 공적을 평가하여 훈장을 주고, 훈격을 높여주는 다양한 제도가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기술과 관련한 직업이 천시되어 왔다.
이러한 명인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묵묵하게 전통을 계승하고 창조를 이루어 온 많은 농식품명인들이 존재한다.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민들레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난 숨은 농식품의 명인들을 살펴본다.

■ 인삼보다 비싼 장생도라지개발 이성호 명인
이성호 명인은 어린시절 머슴을 살면서 함께 나무를 하러 간 폐병환자이던 아저씨가 우연히 산에서 도라지를 캐먹고 건강해진 모습을 본 뒤 도라지 연구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15년간 실패만을 거듭, 빚쟁이가 되었고 결국 지리산 자락에 들어가 살며 도라지연구에 몰두했다. 이 명인은 실패 뒤 3년만에 도라지 밑동에 썩는 현상이 척박한 황토에선 나타나지 않는 비법을 찾아낸 뒤 사포닌 함량이 증폭되는 21년생 도라지 재배에 성공했다.
21년생 도라지는 높은 사포닌 함량을 증명받고, 다양한 상품으로 변신하여 세계로 수출되며 한해 약 9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 세계적 명품 수제녹차 박수근 명인
경남 하동의 박수근 명인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이어지는 수제차(手製茶)의 명인이다. 녹차와의 교감을 위해서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1시간 동안 명상을 한뒤 일과를 시작, 남다른 정성과 노력으로 13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2009년 명인의 녹차 1kg이 무려 2,500만원이라는 ‘세계 최고가’의 차로 등극하기도 했다.
이 차는 명인의 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차로, 옹기속에서 약 80년 정도 보관된 것이다. 박 명인은 녹차잎으로만 연간 2,000통 정도 생산하고 1통에 12만원에서 55만원을 받고 있다.

■ 프랑스를 매혹시킨 명품한과의 김규흔 명인
김규흔 명인은 50여개국을 돌며 과자를 연구하였다. 해외순방연구결과 다양한 맛과 색깔 등 약 150개에 달하는 한과를 개발해냈다.
전통한과를 가장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ASEM공식만찬의 후식으로 올라갔다.
2008년에는 프랑스 최고의 요리학교 ‘르 코르등 블루’에서 열린 초청강의에서 ‘한과는 음식이 아니라 약’이라는 평가를 얻어내기도 했다.

■ 황후장상의 입맛을 계승한 동국장의 한안자 명인
청주한씨 30대손인 한안자 명인은 해남 윤씨 집안으로 시집과 기울어 가는 살림을 도우려 장류와 밑반찬 제조 판매를 해왔다.
한 명인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전통음식을 복원하면서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간장과 된장인 ‘동국장’을 재현해 냈다.
한안자 명인은 장류분야 전통명인에 지정된 이래 현재 200여종에 달하는 전통음식을 제조, 판매하여 연 3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도움말:국립농업과학원 전통한식과 최정숙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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