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숙의 아름다운 性 에세이-옛 여성들의 性 비화

양귀비! 그것은 남성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만 들어도 갑자기 천지가 꽃향기로 진동하는 느낌과 함께 화사한 꽃들이 가득 피어 있는 정원에 선 듯 아득하고도 황홀한 기분을 갖게 되는 고대 중국의 절세미인이다.
여성들 역시 그녀의 이름 앞에 자신의 성적 매력을 돌아보며 그녀처럼 되기를 꿈꾸고 갈망하는 것 같다. 그 이름처럼 두고두고 전설이 되어 버린 양귀비의 성적 매력은 사실 남성의 저물어가는 쓸쓸한 중년을 이해한 ‘넓은 포용력’과 TV도 없던 시절 세상을 손에 얻은 황제의 무력감과 권태를 잊게 해준 ‘상상력’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거기에 덧붙이면 당뇨병이 있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달콤한 과실들을 즐겼던 그녀는 풍만하고도 윤택한 육체와 질 안에 꽉꽉 들어차 감싸 안는 듯한 나긋나긋한 푹신함을 선사하여 남성에 극도의 쾌감을 주는 ‘속살’이 있었던 것 같다. 절세미인 양귀비가 황제 현종을 만났을 때가 22살이었고 현종의 나이는 56세였다. 무르익은 한 떨기 꽃 같은 풍만한 몸이 전쟁과 권력찬탈, 살육 등으로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중년의 한 남성과 운명적으로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절대 권력의 현종황제는 지루함이나 허무함이 심화된 상태에서 수많은 후궁들의 육체적 유혹에도 무감동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양귀비는 어두워지면 영화나 TV도 없고 성의 향락 외엔 별다른 위락거리가 없던 시대에 화청지라는 온천에 비치는 달빛 수면 위로 속살이 비쳐 하늘거리는 옷을 하나씩 벗어 즉석으로 스트립쇼를 하고 갈고 닦은 가무의 실력으로 만능탤런트가 되어 지루한 왕을 재미있게 해준 것이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모른다. 그 점이 직접적인 성 접촉에 의존하는 다른 후궁들에 비하여 문화적 취향이 높았던 현종을 매료시켰을 가능성이 보인다.  

강경숙 (산부인과전문의·성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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