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춘천전통산자 이정순대표

<‘춘천전통산자’ 이정순 대표는 전통방식으로 순 우리농산물을 주재료로 한과를 제조하고 있다. >

1994년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을 처음 받아 18년째 사업을 이끌어온 이정순(65) 대표. 이 대표가 만드는 한과는 찹쌀, 튀김쌀, 콩, 검은깨, 흰깨, 흑미 등 주 원료가 모두 순 우리 농산물이다.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수입산을 사용하면 그만큼 단가를 낮추고 이득을 더 볼 수 있지만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신이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스스로 다짐한 것을 지켜나가자는 일념 때문이다.

농민에 도움 주는 사업돼야
이정순 대표는 자신이 한과사업을 시작하면서 반드시 “농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나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겠다”는 두 가지 원칙을 마음에 새겼다. 그래서 순 우리 농산물을 주 재료로 사용하고 국내생산이 어려운 재료에 한해 예외를 둔다. 또한 스스로 자긍심을 갖기 위해 전통방식을 고집한다. 원료인 쌀을 물에 담아 숙성하고 말리는 과정도 자연건조를 고집하고 모든 일을 수작업을 진행한다. 특히 방부제나 색소는 절대 금물이고, 신선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예약을 통한 주문생산만 하고 있다. 또한 한과를 튀겨내는 기름도 한 번 사용하면 반드시 기름을 갈아 넣고 폐식용유는 비누를 만들어 팔고 있다.
이 대표는 또한 화려한 외양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외관에 들일 돈이 있다면 내실을 기해서 한과의 품질을 높이는데 공을 들인다. 그래서 그가 만들어 내는 제품은 그렇게 화려하거나 다양하진 않지만 깊은 맛이 있고, 정성이 담겨 있으며, 정이 흐른다.
“저는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자금으로 1994년에 300만원, 1996년에 2천만원 자금을 지원받고 더 이상 요청하지도 않았어요. 그만큼 국민 세금으로 제게 돈을 줄 땐 우리 농촌여성들도 자신의 특기를 살려서 사회에 좀 더 기여하라고 준 것이잖아요. 그래서 제 최선을 다해 저 나름의 분수에 맞게 사업을 꾸려 왔습니다. 요즘 강소농, 강소농 하는데 저와 같은 사람이 꼭 그렇다고 생각해요.” 이정순 대표는 농민에게 너무 많은 지원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의 한과사업도 자신의 역량에 맞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지원으로 최선을 다해 사업을 꾸려나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통’ 지켜나간다는 ‘자부심’으로
20년 넘게 생활개선회 활동을 해온 이 대표는 춘천시 생활개선회장, 강원도 가공연구모임 회장, 전국산자협의회 중앙회장 등을 맡으며 전문기술을 향상시키고 업계 발전에 노력해 왔다. 2005년엔 농산물가공 전국경진대회에서 한과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과를 하는 분들은 ‘장사꾼’이 되기보다는 ‘전통’을 지켜나가겠다는 자부심과 긍지가 필요하다고 봐요. 정부도 돈으로만 지원하려 하지 말고, 이 분들이 어떤 점에서 애로사항을 갖고 있는지 살펴서 형편과 사정에 맞추어 다양한 지원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1남 2녀를 둔 이정순 대표는 자신의 사업을 딸들이나 며느리가 이어주기를 바라지만 너무 힘든 일이어서 선뜻 제안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라도 ‘전통’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갖고 이 사업을 맡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업을 이어줄 생각이다.
늘 농민과 전통을 가슴에 두고 한과로 강소농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이정순 대표. ‘춘천전통산자’가 이 대표의 신념과 열정에 임진년 흑룡의 기운이 더해져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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