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10년 연말 발생된 구제역 파동으로 유사이래 가장 많은 소가 땅에 묻히는 참사(慘事)를 겪었었다. 이런 참극을 가까스로 수습해가는 단계에서 최근 소값이 폭락, 일부 농가에서 소를 굶겨죽이는 사태까지 발생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아시다시피 우리 농가에서 소사육은 귀중한 소득원이었다.
특히 한국전쟁이후 산업화 단계에서 소 판돈을 자녀들 대학학자금으로 긴요하게 썼다. 이때 대학을 우리는 우골탑(牛骨塔)이라고도 불렀다.
또 소는 어른들 회·진갑 비용과 아내의 장례자금, 자녀들 결혼자금 등으로 쓰였다. 그리고 못난 가장(家長)의 투전빚상환자금, 때로는 아내 몰래하는 남편의 외도(外道)와 축첩자금으로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사육이 다두사육 전업화하면서 전업농가는 가업(家業)으로 이끄는 한편 한우사육은 농업중 주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구제역 파동으로 위축되었던 한우산업이 가격폭락이라는 위기를 맞아 우울 참담하기 그지없다. 관계당국은 한우산업지키기에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농협에선 암소 10만두 긴급수매 도축, 사육량 조정에 나선다고 한다. 또 우리가 좀체 먹지 않았던 송아지고기 메뉴개발과 식품개발도 서둔다고 한다.
이번 사태로 뜻밖에 암소와 송아지가 비명(非命)에 삶을 마감한다. 가엾은 생각이 든다. TV화면에서 싼값에 소를 팔고 돌아서는 부부가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며 애잔한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멀어져간 주인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소의 시선도 애처로웠다. 한우정책 잘 펼쳐 이런 아픔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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