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탐구 책자 ‘너’ 저술 정신과전문의 김병후교수

오늘 우리가 겪는 갈등과 분노는 상대를 오해하는데서 비롯
현대인의 능력은 많은 상대와의 소통을 잘 해내는데서 좌우

사람은 살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산다. 내 자신이 잘 살려면 다른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맺을 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인간관계의 주체인 ‘나’와 ‘너’가 주고받는 ‘사랑’과 ‘화’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정신과전문의이면서 연세·경희대와 이화여대 외래교수로 활동중인 김병후씨는 뇌과학과 정신분석, 심리학을 바탕으로 풀어낸 ‘너’라는 책을 저술해냈다.
다년간 KBS-1TV ‘아침마당’에 출연, 부부와 가족문제를 상담해온 김병후 교수의 나와 너의 인간관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조언의 얘기를 들어봤다.

김교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은 ‘화’가 나 있으며 분노하고 슬퍼하고 있다고 햇다. 그 이유를 그는 나를 몰라주는 객체인 ‘너’때문이라고 했다.
즉 가정내에서는 남편의 노고를 몰라주는 아내가 있고, 20대 청년백수의 비참한 심정을 몰라주는 부모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회적으로는 야당의 고초를 몰라주는 여당이 있고, 여당에게는 자신의 진실을 몰라주는 야당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불통에서 갈등을 낳고 갈등으로 서로를 배척하게 된다며 상대를 인정치 않는 불통해소의 방법을 제시 교류와 공명을 전하고자 ‘너’라는 책을 펴냈노라고 밝혔다.
김교수는 “현대인의 능력은 얼마나 많은 ‘너’와 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며 방문객수가 많은 블로그는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을 갖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패션을 유행시킨 디자이너는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김교수는 오늘날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갈등과 분노가 내가 너를 잘 알고 있다고 오해하는데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대방인 ‘너’를 제대로 알지 못해 생겨난 갈등과 부딪힘은 ‘너’를 이해할 때 해결된다고 했다.
“‘남자와 여자, 부모와 자녀, 스승과 제자 다양한 관계에 있는 우리는 상대방이 나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그는 계속해서 “그러기에 나와 다른 상대인 ‘너’가 있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입니다”라며 상대존중의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어서 “‘나’를 살리기 위해서는 ‘너’라는 존재를 소중히 받들어야 합니다”라며 상대존중에 힘써줄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나’만큼 소중한 ‘너’의 탄생이 바로 사랑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사랑은 관념이 아니라 실체여야 한다며 사랑은 만남에서 이루어지고 그 만남은 행위가 있어야 하고, 행위없이 관념만으로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다음 김교수는 사회적 정서가 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통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마음의 통증은 사회질서에 손상이 올 때 출현한다고 했다.
사회질서손상에 의한 통증은 두 경로로 출현한다고 풀이했다. 다른 사람이 질서를 어기면 분노의 형태로 나오고, 내가 어기면 자책의 형태로 나온다고 했다. 남에게 베풀어야만 된다는 마음의 통증이 너무 커서 자신이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빤히 알면서도 돈을 꿔주고 또 보증을 선다고도 했다.
기자는 여기서 김교수에게 남녀관계 특히 부부간의 갈등문제와 해소방안을 물었다.
“남녀가 만나 관계를 맺고 이를 계속 유지하기로 두사람이 동의하면 대부분의 경우 둘의 관계는 ‘연인’에서 ‘부부’가 됩니다. 그런데 부부관계가 되면 배우자의 특정 행위에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빈발하지요 상대에게 행위의 교정을 요구하게 되며 교정요구가 심해 잔소리가 되지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관계를 악화시킵니다.”
남편들은 똑같은 불만을 말하는 아내에게 질리게 된다. 옛날얘기를 매번 끄집어 내는 아내에게 참던 남편도 결국 소리를 지르게 되고, 싸움은 더 커지게 된다. 아내들은 남편에게 전달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왜 반복해서 말을 하는 걸까? 그것을 김교수는 “여자의 뇌에서 과거의 아픔이 지금도 생생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풀이했다.
아내가 남편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바로 위험상황에서 보호받고 자신의 아픔을 이해받는 것이라고 했다.
왜 여자들은 남자로부터 보호를 원할까요? 라고 물었더니 김교수는 “비밀은 바로 출산에 있습니다. 여자는 몸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으며 아기를 낳는 대신 그 아기와 자신을 남편이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장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보호받은 여자의 몸에서는 앤돌핀이 분출되고 그런 경험을 한 아내는 남편과 함께 있기만 해도 앤돌핀이 분출되어 안정감을 느끼는 것입니다”라며 아내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비결은 아주 쉽다고 했다.
아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 분노에 대한 얘기가 이어졌다. 그는 분노는 항상 타인을 향해서 일어나는 것만이 아니라고 했다.
분노는 때론 자신에게 향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내가 더나은 삶을 살지못한 것에 대한 분노로 자책이 있다고 했다. 다음 자식, 아내 등 주변의 애착을 가진 사람이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화가 난다고 했다. 이러한 분노는 상대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그 분노를 잘 수용하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할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준 값진 삶의 조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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