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일 극지연구소 극지기후연구부 책임연구원

북극해는 석유·가스·메탄수화물 등 광물자원의 보고

남북극지대에 있는 석유 등 부존자원을 둘러싸고 이를 선점확보하기 위한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주요선진국간의 연구탐사활동이 치열하다. 극지연구소 극지기후연구원 남승일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7월31일부터 3주간에 걸쳐 우리의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를 타고 탐색활동을 하고 귀국했다. 그를 만나 북극탐사연구실태를 알아봤다.

이번 쇄빙선 아라온호의 북극탐사 연구목적과 주요 탐사연구일정, 승선 또는 육상 연구요원의 구성상황 등을 알고 싶습니다.
-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는 7월 31일 오전 10시 알라스카 서쪽의 베링해협의 중간 길목에 위치한 놈(Nome)에서 제 2차 북극해 탐사 수행을 했습니다. 약 3주간 수행된 북극해 탐사에는 31명의 승조원과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스페인, 영국, 러시아 등 49명의 연구원 및 방송국에서 파견된 기자들이 승선하였습니다.
이번 탐사의 특징 중 하나는 9명의 여성연구원과 2명의 여성 예비 승조원이 참가하는 여성 참여와 파워가 돋보이는 제 2차 북극해 탐사였습니다. 제가 참여하여 추진하고 있는 북극해 연구사업에서는 탐사기간 동안에는 “현재 서북극해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규명을 위한 척치해 주변해역과 멘델레프 해령의 주변해역에서 과거에 일어난 북극해 기후환경변화를 복원하기 위한 해저의 퇴적물을 획득하고 해저지형을 탐사”하는 해양지질분야의 작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쇄빙선 아라온호.>

 

북극의 지역적 실태를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후조건, 부존자원, 그밖의 해양 동식물의 실태 등 북극의 지역실태전반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북극해는 전 대양 면적의 약 2.8%를 차지하는 5대양 중 가장 작은 대양으로 유라시아와 북미대륙 및 그린란드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북극해 전체 면적의 약 53%는 수심이 비교적 낮은 매우 넓은 대륙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지난 수 백만년 동안 일어난 육상의 빙하작용의 영향으로 형성된 것입니다.
중요한 이슈는 북극해에 매장된 막대한 에너지·광물자원 때문입니다. 특히 북극해에는 석유, 가스, 메탄 수화물 등 엄청난 양의 에너지, 광물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북극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5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서 발견되지 않은 석유 매장량의 1/4 정도가 북극해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간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입니다. 이에 북극해에서 일어나는 모든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겠습니다.

북극연구에 참여하는 국가들의 주요 탐사연구상황과 더불어 경쟁실태를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 북극해 연구를 위해서는 얼음을 깨고 탐사가 가능한 아라온 같은 쇄빙선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아라온호가 있다는 것은 크나 큰 행운입니다. 전 세계에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러시아는 핵추진 쇄빙선을 포함한 여러 대의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독일 등이 북극해 탐사연구를 가장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설룡”호를 이용해 2년마다 서북극해 종합해양탐사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쇄빙선이 아닌 내빙선인 “미라이”를 이용해 주로 해양물리와 생물분야의 탐사연구를 2년마다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극해 중에서 가장 해빙감소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는 서북극해를 접근하기 위해서는 유럽국가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가 더 유리한 입장입니다. 따라서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와 협력하여 서북극해에 대한 국제공동해양탐사연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쇄빙선 아라온호에서 보내온 TV뉴스 보도에 따르면 온난화로 북극곰이 생존에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하던데요 관련 재미있는 얘기를 소상히 듣고 싶습니다.
- 제가 지난 20년 동안 6번 북극탐사를 다녀왔는데 그 때마다 똑같은 느낌을 갖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탐사 기간동안 북극곰을 만날 수 있느냐가 배에 승선한 연구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작년에는 아라온에서 북극곰을 보지 못하고 일부 헬리콥터에 탑승한 일부 연구원만 행운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탐사 기간에 북극곰을 실제로 아라온에서 그 것도 가까이서 만나게 되어 모든 연구원들이 점심 식사를 하던 중 선상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물론 손에는 모두 카메라를 들고....이런 것을 보면 극한의 환경에서 길고 험난한 북극탐사 여정동안 북극곰의 출현이 모든 사람들에게 주는 기쁨은 말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다들 이제 북극에 진정으로 와 있구나 하는 만족한 생각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20년간 북극에서 만났던 대부분의 북극곰은 얼음이 꽉 들어찬 그런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에 이어 올해에 만난 북극곰은 얼음이 거의 없는 북극해에서 사투하고 있는 그런 안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급격한 해빙으로 생존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북극곰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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