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농가맛집 古家 김현숙대표

<배천조씨 종부이자 한식연구가인 김현숙 대표. 그는 일본 최고의 백화점인 ‘이세탄백화점’에 한식당을 오픈한데 이어
손수 제조한 천연발효식초도 수출하게 됐다. >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풍곡리에서 한정식 ‘고가’와 카페 ‘허브갤러리’, 쿠킹클래스 ‘고가풍경’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숙(57)대표. 요즘 일본에서 오는 손님들과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1886년 개장한 이후 일본 최고의 백화점이자 세계적인 백화점으로 이름 있는 일본 도쿄 ‘이세탄 백화점’에 그가 제조한 천연식초를 공급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엔 이세탄 백화점(도쿄 신주쿠)이 김대표와 계약을 맺고 한식당 ‘고가’ 일본점을 개설했다. “도쿄 신주쿠는 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곳이죠. 앞으로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고가 2호점, 3호점이 생겨나면 좋겠죠.” 이곳을 기점으로 일본에 새로운 한식 문화가 전파되는 것이다. 

발효 식초와 청을 바탕으로
김현숙 대표는 한식세계화를 이끄는 열혈 여성이지만 집안에선 배천 조씨 가문의 전통과 맥을 이어야 하는 종부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음식엔 깊은 전통의 맛이 배어있는 느낌이다. 특히 350년 넘은 고택의 온돌방에 앉아 김 대표가 손수 선정한 도자식기에 이 집의 한정식을 맛보다 보면 산뜻하면서도 깊은 자연의 맛, 독특한 식감에 매료된다. 그의 상차림은 천연재료를 바탕으로 인공감미료가 들어가지 않는 담백한 맛을 담고 있다. 그리고 밑바탕이 되는 양념은 발효식초와 청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그의 음식은 먹고 나면 속이 편하고 몸에 기운이 돈다.
농가맛집 ‘고가’엔 농업계와 지역사회 저명인사들도 자주 찾는다. 유정복 전 농식품부 장관,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 나승렬 품질관리원장과 배금자 변호사 등도 이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젠 발효음식의 시대”라며, 이 곳 ‘고가’는 다양한 식재료로 천연식초를 만들어 음식에 따라, 계절에 따라, 사람의 체질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사람들. 특히 세계적 백화점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세탄 백화점에서 그의 식초에 눈독을 들이고 입점 상담을 할 정도니까 김현숙 대표의 천연식초는 맛과 건강에서 ‘경지’에 도달한 느낌이다.
천연 발효식초는 그가 매우 정성을 기울이는 품목이다. “솔잎식초는 솔잎 특유의 향이 머리를 맑게 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주지요.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예방하고 고혈압에 좋답니다. 또 마늘식초는 성인병과 암예방에 효과를 발휘하고 당뇨에도 좋아요.” 그가 현재 만들고 선보이는 식초는 수십 종류가 넘는다. 
그는 쿠킹클래스를 통해 천연식초 만들기와 각종 청 만들기도 지도한다. 매주 이어지는 이 교육은 그의 한정식 식당 맞은편에 그가 운영하고 있는 ‘허브갤러리’에서 이루어진다. 허브 이야기가 나와서 그렇지만 그는 허브요리 전문가이기도 한다. 허브차, 허브요리 등이 아직 생소한 개념일 수 있었던 1999년 김 대표는 김포 시골 동네에 ‘허브갤러리’를 오픈했다. 그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결단과 돌파력으로 ‘허브갤러리’는 금세 김포의 명소로 부각됐다. 요즘은 ‘고가’에서 한정식을 즐긴 손님들이 허브갤러리에서 차를 마시고 식초나 청을 구입해 가기도 한다.

‘식초마을’을 꿈꾸다
김현숙 대표는 내년부터 또다른 일거리가 생겼다. 김포시농업기술센터(소장 송용섭)의 협조를 얻어 내년부터 이곳을 식초마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것. 그동안 김포를 대표하는 음식문화를 정립해야겠다고 사명감을 가져왔던 김 대표의 구미에 꼭 당기는 ‘일거리’가 생긴 것이다. 김 대표는 “식초야 말로 한식을 세계화시키고, 건강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가장 적합한 기본 양념”이라며, “우리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고 김포가 천연 발효식초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식초마을 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천 조씨 종부로서 전통음식을 보전해 나가고, 천연식초와 청 등으로 한식의 지평을 넓히며, 쿠킹클래스를 통해 고유 식문화의 저변을 확산해 나가는 김 대표. 이제 일본에 한식당을 내고 자신이 손수 제조한 식초를 납품하는 김현숙 대표의 힘찬 행보를 벅찬 기대감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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