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토멀티시더’ 개발주역 한국농수산대학 박광호 교수
직파기 보급차 북한 19차례 방문, 28개국 보급
편농(便農) 기계개발 서둘러 농민 허리 펴줄 터
한국농수산대학 박광호 교수는 세계 4대 식량작물인 벼·밀·옥수수·콩의 성력(省力) 파종을 돕는 ‘복토멀티씨더’ 일명 다기능 복토직파기를 개발해낸 장본인이다.
그는 이 직파기를 북한을 비롯, 아프리카,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식량난에 시달리는 세계 28개국에 중점 보급, 기아퇴치에 공헌하고 있다.
그는 벼무논점파기, 철분 코팅볍씨개발과 논밭승용관리기, 무인헬기 영농이용 실증시험 등 초성력(招省力) 정밀농업시대를 여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박 박사를 만나 그가 개발해 낸 주요 기재와 개발을 준비중인 기계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박광호 박사는 한국농수산대학 식량작물과 교수로 주전공은 작물학이며, 생화학을 부전공한 순수 농학도였다. 그가 복토직파기를 개발해낸 동기는 1993년부터 94년까지 필리핀소재 국제미작연구소에 프로젝트 사이언티스트(Project Scientist)로 파견연수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박 박사는 국제미작연구소가 확보해둔 세계 각국의 직파관련기계유형의 장단점을 비교검토 정리하다 한국형 직파기 디자인에 눈을 떠 오늘의 직파기를 개발해 냈다.
‘복토멀티시더’는 논밭정지(整地) 정밀균형 작업과 밑거름의 뿌리층 시비(施肥)를 돕고 파종깊이 3cm, 파폭(播幅) 15cm, 줄사이 즉 조간(條間) 30cm의 정밀작업을 할 수 있는 작동원리를 발휘한다.
이 직파기는 건토(乾土)에 1일 12,000평, 무논에 볍씨 6,000평 파종을 할 수 있는 초성력(招省力)의 역할을 한다.
이 파종기는 못자리와 모내기 공정을 단축, 쌀생산비 25.8%를 절감하고, 화학비료 30%를 절감 농가소득증진과 쌀의 경쟁력에 크게 기여한다.
박 교수는 이 파종기가 북한에 진입, 북한 벼농사에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며 북한 보급경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직파기가 개발된 뒤 얼마되지 않아 북한주민의 의료시술지원사업을 해오던 NGO단체인 한민족복지재단 관계자가 저를 찾아왔어요. 이 단체는 서울의대와 평양의대 양측교수가 한국의 첨단의료기재를 가지고 10여년간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해왔으나 큰 성과를 못얻어 고민 갈등을 해오다 제가 개발해 낸 직파기 보급을 통해 북한의 식량생산 지원할 생각으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의료진들은 단순치료만 가능할 뿐 영양실조로 취약해진 환자들의 생명구제는 하지못해 성과가 미약했다. 의료봉사지원보다는 식량 생산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때 직파기 개발소식을 듣고 NGO단체에서 서둘러 박교수를 찾아왔다.
한민족복지재단의 법인이사로 국회의장을 역임했던 김형오 의원과 중앙일보 주간지 사장 문병호씨가 박교수를 찾아와 지원을 요청했다.
그런 단계에 이 계획이 신문에 보도되면서 귀국비행기를 타고 오던 미국주재 종자육종의 세계적인 권위자 김필주 박사가 북한에서 종자보급사업을 해온 경험을 내세워 박광호 교수를 대동, 앞장서 북한으로 건너갔다.
이를 계기로 박교수는 2005년 9월 처음 황해도 사리원밑 봉산협동농장의 밀파종작업을 필두로 북한에서의 ‘복토멀티시더’ 활용 봉사지원이 활발히 추진됐다.
‘복토멀티시더’는 북한의 벼농사 800ha 시범사용에서 종전 10a당 299kg라는 저조했던 생산량이 516kg의 획기적인 다수확 성공을 거두면서 북한 농업당국의 환대를 받았다.
이 직파기를 사용했던 협동농장이 북한내 4,000여개 협동농장 중 1등상 수상의 영광을 거두면서 북한측은 감사의 표시로 쌀 5톤을 인천항으로 보내왔다.
박교수는 이때 정부와 인수여부와 인수뒤 용도문제를 놓고 여러차례 협의를 거친 뒤 인수해 2kg들이 포장단위로 ‘평화의 쌀’이라는 이름으로 음력설 전후 실향민 대상 설날 차례용품으로 나눠줬다.
이 기사를 본 전북일보의 ‘평화의 비빔밥’, 부산 동의대 학생회의 ‘평화의 떡’ 사용 제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를 나눠줬고 뜻있게 활용됐다.
박교수는 2005년부터 2009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살해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19차례 북한을 왕래, 복토직파기 시용보급을 통해 북한의 식량증산을 도왔다.
그는 아프리카,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중국 9개성(省), 일본, 대만, 태국, 라오스 등 동남아 전체와 카자스탄, 우즈베키스탄, 연해주, 쿠바, 볼리비아 등 28개국에 이 직파기를 보급해 왔다.
박교수는 현재 나이지리아와 기니정부도 이 직파기 도입을 확정, 농림부장관의 초청을 받아 출국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올해 3월 목포대에서 개최된 한국작물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초청된 미국 미주리농대교수가 이 직파기의 성능에 매료돼 박교수를 2012년 중 초청할 계획이다.
미국의 대학은 농촌지도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미주리대학이 이 직파기를 채택 보급할 경우 미주리주 인근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아칸소, 텍사스 등 미국의 곡창지대에 보급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땅이 넓어 볍씨 등 곡물종자와 심지어 유채, 해바라기씨를 비행기로 파종하는데 복토멀티파종기 사용시 종자량 1/5절감, 발아생육 양호로 이 파종기 사용을 탐낸다.
다음 박교수는 2008년 전북 정읍소재 현태직파기가 개발했던 벼무논점파기의 보완개선요구를 받아들여 2009년 한국농수산대학과의 산학협력사업으로 이앙기 부착용 벼무논점파기를 개발했다.
벼무논점파기는 점파(點播) 1파구(播口)에 8개의 볍씨를 파폭(播幅) 14cm, 조간(條間)거리 14~27cm로 파종되는 기능을 갖고 있다. 1일작업량 8,000평~1만평으로 모내기처럼 논준비를 한뒤 파종 하루 또는 12시간 전까지 물빼기 뒤 파종이 가능하다.
박교수는 국제미작연구소에 함께 근무하며 연구해 오던 현재 일본국립농식품총합연구기관의 연구관으로 재직중인 야마우찌 박사와 철분코팅볍씨를 공동연구 개발했다. 2009년 개발착수, 2011년 코팅기술정립철분을 소석고를 이용, 코팅하는 방법으로 철분코팅볍씨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 볍씨는 논의 물을 단수시킨 후 손으로 산파(散播) 또는 무인헬기, 벼무논점파기, 복토멀티시더로 파종이 된다.
철분코팅볍씨는 무논에 파묻혀 새가 못먹고 건조방지와 비 피해 또는 유실방지가 된다. 그후 뿌린 볍씨는 모서리까지 싹이 고르게 잘 자라 올라온다. 철분코팅볍씨는 노인들, 심지어는 힘이 약한 할머니들도 철분을 양동이에 놓고 손쉽게 코팅작업을 할 수 있다.
철분코팅재료는 1,200평 파종용이 3,000원에 불과하다. 철분코팅볍씨는 종자표면을 단단하고 종자무게를 무겁게 해 진흙속에 깊이 박혀 입묘불량, 도복문제의 근원을 해결해 준다.
박교수는 이밖에도 논밭승용관리기, 농업용 무인헬기 농사실증 시험추진 등의 공로로 금년도 ‘대상 농촌문화상’ 농업기술부문 수상의 영광을 얻어 시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한편 그는 항암·항산화기능으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마늘의 인기에 편승, 값이 오르는 시점에서 벼농사 뒤 후작으로 마늘재배를 도모할 ‘마늘정밀줄파종기’를 개발해 냈다. 박교수는 농민들이 허리를 펴고 쉽게 농사를 지을 로봇제초기 등 편농(便農) 농기계개발을 구상중이라며 좋은 기계를 다수 개발해 젊은 세대와 여성다수의 농촌진입을 돕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