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농촌진흥청장 중에서 현 민승규 농촌진흥청장의 행보는 단연 주목의 대상이다. 우선은 뛰어난 감성의 소유자란 점이다.
그는 지난 6월 초 김남조·허영자·성찬경·오탁번·김종해 시인 등 한국시인협회 회원들이 농촌진흥청 견학을 다녀간 후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왔다.
“자연과학을 하는 우리들로서는 인문학과의 융합이 매우 중요합니다. 통섭의 시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원로시인이신 김남조님을 비롯하여 한국시인협회 회원들께서 농업을 이해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분야와의 소통을 자주 갖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 후 민청장과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발톱을 뽑아 술을 할 수 없다고 했다. 180cm가 넘는 키에 80 몇 킬로의 몸무게를 가진 그가 쉴 새 없이 현장을 누비고 다녀 생인발톱이 됐던 것. 언젠가 한 경제지에 연재하던 칼럼이 기억나 조크를 던졌다.
“학창시절 아버지께서 그러셨다면서요. 사람은 머리보다는 마음, 마음보다는 손, 손보다는 발이 더 중요하다고. 그런데 발이 고장나셨으니 어찌 합니까?”
그때 함께 논의했던 한국소설가협회 회원들의 농진청 견학, 민청장의 춘천 소양예술농원 방문, 그리고 김덕수 전통예술인과의 만남 등등이 하나하나 실행돼 가고 있다. 그렇게 발이 바쁜 그를 보고 그의 부인께서 그의 건배사인 ‘해당화’를 이렇게 풀이했다며 껄껄 웃었다.
“해가 갈수록 당신만 보면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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