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산파역 김진선 특임대사

 

치밀한 올림픽 마케팅 계획 세워야 성과 기대
우리시대 마지막 최후가치는 예술·문화·생태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 평창 확정’ 낭보가 지구 저편 남아공 더반에서 날아오던 날, 국내 매스컴은 온통 프리젠테이션에 참여했던 피겨의 여왕 김연아와 IOC위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유치주역으로 띄워 올리며 대서특필 했다.
정작 1999년 동계올림픽의 강원도 평창 유치를 선언한 이래 세계적으로 ‘올림픽 거버너(Olympic governer)’라는 별명을 얻어가면서까지 두 번의 좌절을 곱씹어 가며 지난 12년을 와신상담, 긴긴 고뇌 끝에 꿈을 이루어 낸 김진선(65) 전 강원지사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꿈은★이루어진다’는 신화를 거짓말처럼 이루어낸 그를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재)예술문화생태세상 사무실에서 만났다.

바깥세상은 아직도 유치 성공의 환희와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는데 그의 얼굴은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상당히 평온해 보였다.
- 누구보다도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이제 비로소 자유인 같은 해방감을 가져 보는 것 같아요. 3수에 도전 하면서도 두 번의 좌절이 가져다 준 절망감은 솔직히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강원도민의 절대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야 했고, 특히 가족들이 안고 있던 절망감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컸습니다. 이제 짐을 내려놓은 것 같은 보람을 느낍니다.”
-그렇게 어려움이 많은 것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집요하게 올림픽 유치에 매달리셨습니까?
“지역발전의 핵심은 그 시작이 길과 교통여건을 제대로 갖추는데서부터 출발합니다. 내 고향 강원도는 그런 면에서 보면 변방이란 의식이 늘 내 머리를 짓눌렀습니다. 이러한 변방을 전국화·세계화 시켜 보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2시간대 생활권으로 만들어 보자…하는 강원발전의 한(恨)을 마음속에 저며 넣고 신흥사 뒷방에 처박혀 몇날 며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그러한 장고(長考) 끝에 내린 결론이 올림픽 유치에 도전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말대로 강원 발전의 계기 마련 프로젝트로 구상한 평창으로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대내외에 공식 선언한 것이 그가 제32대 민선 강원도지사 2년 차였던 1999년. 그로부터 2010년 8월 3선 도지사로서 공직 일선을 떠날 때까지 기나긴 도전의 역정이 이어진다.
그가 도지사 시절 유치해 15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던 국제관광엑스포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전초전 같은 것이었다. 그러한 국제규모의 대회 유치를 위한 환경관리가 강원 발전의 커다란 모멘트를 줬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 이번 더반에서의 유치 활동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무엇보다도 각국 IOC 위원들의 1:1 표심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이건희 IOC위원 등 많은 분들이 애를 많이 쓰셨습니다만, 특히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2년 전부터 꼭 평창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정상회담이나 전화, 친필편지 등을 통해 부단히 애쓰신 것도 상당한 힘이 됐습니다. 그런 덕에 압도적인 표차로 독일 뮌헨을 제치고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가장 기대되는 효과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물론 세계적인 강원도로서의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죠. 나아가 국가적으로는 산업적 측면에서의 기대효과가 있습니다. 2018년이면 우리도 선진국에 진입하게 돼 제2의 도약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명실공히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치른 선진국민으로서의 품격과 국위·국력·브랜드 파워와 위상 모두 전 세계 로 파급되는 효과가 상당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신명으로 통합된 우리의 위상을 전 세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를 위해 강원도 내 각 시·군 지역별로 치밀한 올림픽마케팅 계획을 세워야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꾸준히 해온 것 외에도 2005년부터 캐나다 앨버타대학 명예교수, 중국 지린대 고문교수, 중국 인민대 객좌교수, 동국대 객원교수, 한림대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지난 2010년에는 예술문화생태세상이라는 재단법인을 발족시켜 예술·문화·생태에 대한 연구와 봉사활동을 통한 가치 확산운동에 힘쓰고 있다.
- 예술·문화·생태와 관련한 일을 하시는 건 다소 의외입니다.
“우리 시대의 마지막 최후 가치는 예술과 문화, 그리고 생태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결국은 환경문제로 귀착되고요. 예술·문화·생태재단 활동도 그 선상에서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의 이력서 프로필의 취미란에 ‘사진 찍기’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도 그런 활동들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 올림픽 유치 구상을 신흥사라는 절에서 하셨다고 했는데, 혹 불자(佛者)십니까? 각별히 마음에 담고 있는 좌우명이 있으시면…
“그렇습니다. 불가에서는 모든 것은 마음에서부터라고 했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한 스님이 내려주신 ‘심지기위의(心之起爲意)’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뜻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뜻이지요.”
- 세계화를 말씀하셨습니다만, 세계화 시대의 여성, 특히 농촌여성의 역할에 대해서도 한 말씀 주십시오.
“특성화 농업, 새 농촌건설을 얘기하는 요즘 농업·농촌의 중심에 여성이 있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밀·담백한 리더로서의 역량도 많이 함양돼 있는 것 같고요. 여성의 참여가 없는 사회는 상상도 못합니다. 그만큼 역할과 책무도 커졌다는 얘기 아닙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 농촌여성들의 앞으로의 눈부신 활약에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말을 마친 그가 기자의 요청으로 그의 좌우명을 메모지에 써주었다.
- ‘心之起爲意, 마음 먹은 대로 뜻이 이루어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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