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화 농협경제연구소 대표이사

이 수 화
농협경제연구소 대표이사 

 

우리 농업인들이
새로운 변화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농업은 빌 게이츠가 주장했듯이 신생 에너지 산업, 로봇산업 등과 더불어 미래를 먹여 살릴 핵심 산업이다. 오늘날의 농업은 한편으로는 식량생산국이 식량수입국에게 휘두르는 국제정치적 영향력의 근간이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에너지, 바이오, 환경산업과 융합하여 미래산업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짐 로저스는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세계는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고, 이 때문에 농업은 앞으로 몇 십 년간은 다른 산업보다 더 가파른 성장을 할 것"이라고 하면서 아예 “부자가 되고 싶으면 농부가 되어라”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농업의 위상은 연일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 농업인의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 냉해로 수박 농사를 망치고 배추로 전환했더니 이제는 수박 값은 오르고 배추 값은 폭락한다. 그런데도 시중의 농작물 가격은 연일 상승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러한 상황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농업을 ‘농사’가 아닌 ‘산업’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농업이 직면한 난관은 오늘날 모든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공통의 현실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확립하여야 한다.
첫째, 우리 농업인이 주시하여야 할 것은 녹색성장 및 녹색기술의 트렌드이다. 농업은 녹색성장의 흐름을 따라 환경친화적인 생명산업으로 진화하여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농업을 단순히 먹거리를 제공하는 산업이 아니라, 인류에게 보다 깨끗한 환경과 생명을 보전하고 제공하는 환경산업 및 생명산업으로 발상의 전환을 하여야 할 것이다.
본인이 농총진흥청장으로 재직 시 시작한 억새, 갈대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연구도 녹색·저탄소 트렌드에 따라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 개발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둘째, 지금껏 농업인이 그다지 주목하지 못했던 네트워크화의 트렌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농업에 있어 네트워크화는 정보 네트워크의 활용도 제고와 물류·유통 네트워크의 다변화를 통한 소비자와의 소통을 의미한다.
셋째, 타 산업 및 신 기술과의 융합 가능성을 전향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농업은 더 이상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니다. 타 산업과의 융합은 이미 진행형이며 새로운 2, 3차 산업을 만들어 나가는 성장형 미래산업이다.
특히 우리 농업은 바이오산업과의 융합과 연계에서 가능성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본인이 농촌진흥청장으로 있을 때 시작한 누에 실크 단백질을 이용한 인공 고막과 인공 뼈, 봉독(蜂毒)을 이용한 생물 항생제, 당 조절 고추, 서리태, 오디, 도토리의 안토시아닌 성분을 이용한 ‘노화 억제’ 물질과 소재 연구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세계적 수준의 기술들을 우리나라는 이미 보유하고 있다. 
넷째, 기상재해, 구제역 등 기후변화 및 기상재해의 상례화와 조류독감(AI), 광우병 등 안전성 위기에 대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분명히 지금부터의 농업은 식산업의 전초기지이고 신소재, 관광 산업 등 새로운 2, 3차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성장형 미래산업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이념이 현실로 실현되는 기점은 지금이다. 다만 우리 농업인들이 이러한 변화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새로운 시각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지금의 상황을 지켜 볼 때 현재의 어려움이 새로운 기회로 바뀌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미래는 준비된 자와 창조해 나가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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