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간 대통령 표창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

 

‘우리농촌 지식재산권갖기’ 교육 지속적으로 펼쳐

발명하면 보통 에디슨이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인물이 생각나고 전기, 축음기, 컴퓨터, 자동차 등의 수많은 발명품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을 묻는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칫솔을 선택했다. 이렇듯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이 바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며 이런 생활 속 발명을 할 수 있게 도움 주는 곳이 바로 한국여성발명협회다. 올해 여성주간에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은 한국여성발명협회 한미영 회장을 만났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위대한 발명품
‘내용물의 흘러내림을 방지한 컵, 혀까지 한꺼번에 닦을 수 있는 칫솔, 세탁이 용이하게 지퍼 처리로 분리할 수 있는 운동화, 흘러내리지 않는 스타킹...’
역삼동 한국여성발명협회 사무실 한 켠 전시실에는 참 소소해 보이지만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발명품들이 전시돼 있다. 이런 생활 속 발명을 적극 권장하고 또 발명은 했으나 그 다음으로 어떻게 진행해 사업까지 연결시킬지 막막하고 막연할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여성발명협회다.
“스팀청소기, 음식물건조기 등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제품들이 바로 여성들이 생활 속에서 찾아낸 스타 발명품들입니다.”
한미영 (58)회장은 발명을 절대 어렵게 생각하지 말 것을 제일 먼저 당부했다.
“여성들의 발명은 생활 속 발명이라고 해요. 살면서 불편한 것을 참지 마세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하세요.”생활의 편리함을 찾아가는 길이 바로 발명의 첫걸음이라고 들려준다.
“발명을 과학자들만 할 수 있는 거창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첨단기술이 아닌 일상 속 작은 변화를 가져오는 ‘생활발명’도 아주 실용적인 발명이에요. 사업성만 있으면 생활 속 아이디어로 실용실안등록을 받을 수 있고 발명으로도 여성들이 경제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창의력 자녀에게 영향
한국여성발명협회는 발명을 통해 여성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경제활동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며, 현재 4500명 정도의 여성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발명에 관심이 있는 여성이라면 발명품이 없더라도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회원들은 여고생부터 80대까지, 무학(無學)에서부터 박사까지 다양하며, 대다수는 가정주부들로 40~50대가 많다. 협회는 이들이 자기 아이디어로 실제로 특허나 실용신안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는 일을 한다.
“전체 특허 출원 인구 중 여성은 5%밖에 안 돼요. 여성의 학력이 점점 높아지고, 이른바 ‘여성적 성향’이 발명에서 유리한 상황에서 이런 수치는 말이 안 됩니다. 어머니가 특허·발명에 관심을 가지면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끼치죠. 또  여성에게 얼마나 많은 지식재산이 있는지에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나같은 사람도 발명한다”
2004년부터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미영 회장 역시 흔히 생각하는 발명가다운 이력은 없다. 미대를 졸업하고 주부로 지내다가 금속회사인 가업을 이어받았고 “등 떠밀려 협회 일을 도와주다 보니 협회장직까지 맡게 되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하는 일이 발명을 권장하는 일이다 보니 먼저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싶어서 발명에 신경을 쓰게 됐고, 좁은 싱크대에 걸쳐 사용하는 설거지 망, 먼지 안 나는 티슈 곽 등의 실용실안과 특허까지 내게 됐다.
생활 속에서 아이디어가 생기면 일단 메모한 후, 이미 특허 등록이 있는지 특허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검색해 보고 기존에 없는 아이디어라면 특허출원을 진행하면 되는데 한국여성발명협회가 그 과정을 지원해 준다. 생활 아이디어를 특허 내 거래하면 아이를 기르는 전업주부라도 재취업 못지않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물건의 모양·구조를 바꾸는 새 기술인 실용실안을 하나 내면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

발명으로 돈 많이 벌 수 있나?
“여성들에게 발명품을 꼭 직접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것보다는 아이디어를 기업에 판매하는 ‘거래화’를 권하고 싶어요.”
사업은 발명과 달라서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마케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실패할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회장은 발명은 배워야 되는 것이란 점도 상기시킨다. 2000년부터 여성지식재산권 갖기 설명회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으며 특히 작년부터 ‘우리농촌 지식재산권 갖기’ 교육의 운영기관으로 농촌 각 지역을 순회하며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농촌 지식재산권 갖기’ 교육은 지식재산권과 생활발명의 중요성, 발명과 창의적 농업경영, 지리적표시제 상표제도, 브랜드경쟁력을 높아는 디자인, 농식품가공창업경영사례 등 특화된 내용의 집중교육으로 호응도가 높다.
“농업도 요즘은 땅만 파서 되는 일이 아니죠. 창의성교육, 지식재산권 교육으로 4차 산업을 향한 아이디어를 얻어야 합니다. 농민이 창의적 때 농업의 지속적 발전이 가능하겠죠.”
한 회장은 마지막으로 더 많은 여성들의 잠재력 발휘를 위해서는 여성친화적인 특허 심사 및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새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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