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실의 주요 의례사를 글과 그림으로 남긴 한국의 귀중한 기록문화재인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왔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 약탈돼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었다. 이제 145년 만에 돌아와 7월19일부터 9월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전시 공개된다.
전시에 앞서 언론에 공개된 의궤는 297권 중 다섯 권에 불과하다. 그러나 오랜 세월 나라밖에서 떠돌면서도 훼손되지 않은 존귀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이 의궤는 재불(在佛) 서지학자(書誌學者)인 박병선(83세) 박사가 70년대에 발견한 것이 단초가 되었다. 그후 1991년 이래 프랑스정부와 밀고 당기는 끈질긴 협상 끝에 5년 임대형식으로 우리 곁으로 왔다.
이번에 돌아온 의궤 중 사도제자 장남의 세손(정조의 형) 장례과정을 기록한 의세손예장도감 의궤가 전시에 앞서 언론에 공개되었다.
TV보도를 통해 소개된 화면 모습은 오랜 세월이 지났건만 글과 그림 모두가 퇴색없이 선명한 모습으로 다가와 감동이 컸다. 특히 그림 중 옷의 색조와 기장수치가 자세히 기록되는 등 섬세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가마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그림이 아주 귀엽고 아름다웠다.
비디오촬영기법이 있었던 것도 아님에도 그토록 온전하게 보존이 가능케 한 기록자, 서예가, 화공(畵工), 서책장정공(裝幀工) 등 많은 사람의 솜씨가 비범하다. 때문에 역사적·문화적 가치 참으로 귀중하다.
지난 72년 대연각호텔 화재사건때 TV생중계 된 비디오가 독일소방학교 교재로 넘어갔다. 74년 개통된 전철1호선 설계도면 원본이 일본이 갖고 있다. 이점 깊이 반성해야 한다. 좋은 역사를 만들기 만들기 맞먹는 정성으로  기록 문화재보존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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