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이 지구상에는 인종 수 만큼이나 다양한 직업이 있다. 그중에는 웃기지도 않는 별난 직업들도 많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는 푸시맨(Push-man)이라는 직업이 있다. 아침 러시아워 때 만원인 전차에 제대로 올라타지 못하고 매달려 있는 승객의 영덩이를 있는 힘껏 밀어 승차하게 해주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옛날 우리의 전통사회에서는 손이 귀한 집에 대 이을 아이를 대신 낳아주는 대리모(代理母) ‘씨받이’가 있었다. 습속(習俗)에 가까운 그것을 직업이라 하기는 부적합 할 지도 모르지만 입에 풀칠 하기 어려운 형편에 있는 서민 아낙으로서는 따비밭이나 다랑이논 마지기나마 장만할 수 있었던 큰 일감(?) 이었다.
요즘 1,000만원 대에 미혼여성의 우량 난자가 거래되고 있는 현실에 견주어 보면 오히려 인간적이지 않나 싶다.
‘씨받이’에 반해 ‘씨내리’습속도 있었다. 이 경우는 남자에게 문제가 있어 생산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며느리에게 야밤에 평소 점찍어 놓은 훤칠한 방물장수나 행랑채 머슴 등 외간남자(外間男子)를 들여 수태(受胎) 시켰다. 그 대가가 만만치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런가 하면 저 <흥부전>에서처럼 돈 몇푼을 받고 관가에 가서 매를 대신 맞아주는 ‘매품팔이’가 있었는가 하면 초상 난 집에서 상주 대신 곡(哭)을 해 주는 전문 호곡꾼도 있었다.
우리의 이웃나라 중국 상하이에서는 요즘 대신 줄을 서주는 ‘파오투이(   腿)’라는 신종 직업이 인기리에 성업중이라고 미국의 CNN방송이 보도했다.
‘심부름꾼’을 뜻하는 파오투이가 인구 2,300만명인 상하이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3~4년 전. 지금은 용역업체처럼 활동하는 업체만도 20여개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들 파오투이들은 보통 시간당 20위안(약 3,350원)을 받고  비자발급이나 비행기표 끊는 일, 병원의 진료예약 등을 위한 대기줄에서 고객 대신 줄을 섰다가 차례가 거의 오면 자신을 고용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알려주고 자리를 바꾼다. 이들중 안정되게 운영하는 파오투이들은 한달 평균 최소 3000위한(약 50만원)이상의 수익을 올린다는 것. 민간업체에서 일하는 중국 근로자의 평균 월급 약 1730위안(약 29만원)과 비교하면 거의 두배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이 세상에서 네발로 된 나무의자와 하늘을 나는 비행기 빼놓고는 못먹는 게 없다는 중국인의 탐욕스런 식성 못지 않게 그들의 이재술(理財術) 또한 상상을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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