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다문화가족정책연구포럼 이끄는 국회의원 김혜성

김혜성의원은 다문화 관련 라디오 토론에 자주 나선다.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고 카리스마가 넘친다.
논리적이면서도 때로는 감성에 호소하며 펼쳐가는 그의 설파(說破)는 청중들을 휘어잡는 마력이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을 실제로 만나보면 이 사람이 라디오 속의 그 김혜성 의원 맞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자그마한 체구에 단정하게 빗어 넘긴 단발머리. 친근한 미소에 스스럼없는 스킨십은 ‘소리’에서 연상되는 그와는 천양지차로 다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결혼이주 다문화가정의 법률 수호자다.
하지만 김 의원을 통해 발의되는 법안들이 다문화가정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 정작 다문화가족 구성원조차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김 의원은 일천하고 담론수준에 머물러 있던 대한민국 다문화 현상을 국가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그는 16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국회 내 다문화가족정책연구포럼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이미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며 “정책적·사회적으로 기민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설립된 것이 국회 다문화가족연구포럼”이라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국회 내 연구포럼 결성
국회다문화가족정책연구포럼은 김혜성 의원을 대표로 원희룡, 정동영, 정병국, 변웅전 의원을 비롯한 16명의 연구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국내체류 외국인이 이미 100만 명을 넘어 섰고, 2009년 기준 전체인구 대비 2.2% 육박하는 현실”이라며 “학계에서는 이주민 5% 이상을 다문화사회라고 규정한다고 하는데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본격적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는 특히 결혼이주자 가정이 18만 가구에 이르면서 결혼이주여성의 인권과 안정적 정착, 다문화가정 어린이 언어문제, 가정해체, 중도입국어린이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주목했다.
김 의원은 “2050년이 되면 다문화자녀가 220만 명에 이른다는 연구기관의 보고처럼 우리나라 다문화 추세는 가파르면서도 시급하다. 빨리 미래에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인식을 같이하는 국회의원 15분과 함께 2009년 12월 30일 국회에 의원단체로 정식 출범하게 된 것.” 이라는 설명과 함께 “시급한 문제” “빨리, 효율적으로 대처해야”를 반복했다.
그는 우리나라 다문화가정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빈곤 → 교육포기 → 빈곤 → 교육포기’의 악순환 구조를 꼽으면서 “빈곤계층의 전형적인 문제로 결혼이주 다문화가정은 대부분 빈곤층”임을 강조했다.
다문화가족정책연구포럼은 올해 다문화자녀 교육과 빈곤문제를 2대 중점 과제로 설정하고 국회차원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입안(立案)의 여왕
김 의원은 다문화관련 법안 개정에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작년과 올해만 해도 10여건에 이른다.
김 의원은 “결국은 돈(예산) 문제 아니겠느냐. 의원으로서 열심히 입안(立案)발의를 하는 수밖에”라며 기분 좋은 웃음을 보여준다.
김 의원에 의해 발의된 법률 중 지난해 통과돼 시행중인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개정안’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응급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복권 및 복권기금 법’도 복권 기금의 일부를 다문화가정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했다. 다문화가정 어린이 한국어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다문화가족지원법’은 이미 통과돼 시행중이다.
김 의원은 “이밖에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활동 지원에 대한 예산, 열악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을 돕기 위해 (센터가 토지나 건물 등) 국유재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등 여러 가지 안건을 발의해 놓은 상태”라며 발의 법안들을 열거했다.
김 의원은 이런 활동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조직화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반(反) 다문화연대의 집중공격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양식과 관습을 훼손하고, 일자리를 빼앗아가며 범죄 등 갈등요인을 일으킬 수 있고 돈이나 다른 음험한 목적으로 들어 온 사람들인 그들을 위해 우리나라 사람 중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데’ 무슨 지원이고 웬 복지정책이냐”는 것이 반 다문화의 핵심 주장이다.

다문화가족, 우리 안의 우리
하지만 김 의원은 “다문화사회, 다문화가족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이를 잘 정착시켜 미래 대한민국의 경쟁력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덧붙여 그는 “다문화사회가 국가경쟁력 강화의 기틀이 될지,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될 지는 다문화를 바라보는 우리국민의 성숙한 시각”이라고 말한다.
김 의원은 “지원도 좋고 법안마련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을 보는 편견 없는 시각, 따뜻한 배려”라며 다문화를 바라보는 인식전환을 호소했다.
또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이중언어 구사능력은 고스란히 국가경쟁력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엄마(아빠)나라와의 민간외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적 창구로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의원은 끝으로 “우리 안의 그들의 모습은 바로 우리”라며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했다.

우리나라에는 18만 가구의 다문화 가정과 13만여 명의 다문화자녀가 있다.
한국 사람들이 친근감을 나타내며 질박하게 -실제 이모가 아닌 여성에게- 부르는 ‘이모님’이란 표현. 그들도 김 의원을 그렇게 불러보고 싶지 않을까. 

김혜성 의원은...
1955년 생.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연세대학교 경영학 박사
대통령 비서실 제2부속실 국장(1993~1998)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 기획위원회 위원
제18대 비례대표국회의원
국회다문화가족정책포럼 대표의원, 국회재정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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