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비약적인 경제성장과 더불어 각 분야에서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지만 가정폭력 실태는 아직도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지난 1년간 가정폭력 발생 비율은 54.8%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여성의 신체적 폭력 피해율은 15.3%로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3%)보다 다섯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정폭력은 부부간 별거 또는 이혼을 불러오기도 하며, 심할 경우 가족해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더욱이 성장기에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자란 아이들은 커서도 부부폭력 가해율이 68%에 이른다고 하니 가정폭력을 대물림하는 경우도 생겨나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가족으로 구성하는 가정이다.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행위들은 가정을 상정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법과 제도, 정치, 경제, 문화가 형성되고 발전해온 것이다. 따라서 가정이 무너지고 가정의 가치가 훼손된다면 이는 우리 전체 공동체를 흔드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가정을 위태롭게 하고 가족간 사랑과 유대를 방해하는 가정폭력은 속히 근절시켜야 한다. 물론 정부나 공권력이 가정 내부의 일에까지 일일이 관여하기는 어렵다하더라도 심각하고 비상식적인 가정폭력이 상습화되는 일은 공권력을 통해서라도 막는 것이 옳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가정은 다문화 가정, 홀로 사는 1인 가정, 이혼가정, 조손 가정 등 예전엔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형적 가족 형태가 나타나며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랑과 믿음으로 구성원을 감싸고 폭력을 멀리하는 건강하고 온전한 가족문화를 확산하는데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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