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특별기획-정다운 동행 - Happy Together(3) 다문화 자녀, 글로벌 인재로 키운다

 

말(Multi-Language)이 힘(力)이다…언어영재교육 시작

여성가족부(장관 백희영)는 지난 달 21일부터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센터)를 통해 2011년 ‘언어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작년부터 시작한 언어영재교육은 올해 이중언어강사를 100명 이상으로 늘리며 교육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언어영재교육이란 다문화가정어린이를 이중 언어 역량을 가진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해 엄마(아빠)나라 언어를 체계적으로 습득하게 한다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우선 중국, 베트남, 일본, 러시아, 몽골, 태국, 캄보디아 어 등 7개 언어를  전국 100개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가르치게 된다”며 “한국어 구사능력이 있는 각 국 현지에서 온 선생님들을 여러 가지 선발기준을 거쳐 엄선했다”고 밝혔다.

“엄마(아빠)나라 말…배우고 싶어요”
지난달 21일 전남 곡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중국어 언어영재교육이 실시됐다.
곡성군은 언어영재교실 수업을 희망한 옥과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죽곡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꿈나래 지역아동센터, 석곡지역아동센터에도 이중언어강사를 파견, 중국어 교육을 제공한다.
“저는 엄마가 중국인인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어 배우기가 다른 아이들보다 쉬울 테니까요. 이담에 외교관이 되서 엄마랑 중국여행도 하고 싶어요.” 언어영재교육을 신청한 정다영(7세) 어린이의 말이다.

이날 김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진오스님)에서도 언어영재교육이 시작됐다.
일본어를 가르치는 다이스키(大すき;아주 좋다는 뜻)교실에는 일본인출신 엄마를 둔 어린이는 물론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어린이들도 보였다.
김천시다문화지원센터는 봄·가을 학기의 중간 방학 중에는 일본문화체험을 위한 단기체험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진오스님은 “최근 일본동북부대지진을 겪은 일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온정이 답지하면서 양국의 이해가 증진되고 있다. 김천시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일본을 이해하고 엄마 나라를 이해하는 등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니 하오 마” “워 스 영민”
지난달 22일 안산시 다문화가정지원센터. 중국어 언어영재교육이 한창이다.
안산시는 서울 구로구와 함께 전국최대의 결혼·취업 해외이주민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16명의 어린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엄마나라(중국) 출신의 선생님으로부터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미 엄마(또는 아빠)로부터 친숙하게 듣고 있던 말이어서 그런지 더 재미있어 하고 “나도 그  쯤은 잘 알아!”라는 표정들이다.
안산은 센터 내 교육인원과 관내 다문화어린이가 많은 어린이 집 등 연간 70~80여 명이 교육에 참가하게 된다.  안산센터 류수자 간사는 “한 반 15명 중 한국어린이도 4~5명 정도가 함께 배우는데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엄마나라, 친구나라에 대한 이해도 증진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고 말한다.

다문화 긍정인식으로 이중언어 각광
여성가족부는 지난해부터 실시한 언어영재교육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평가하고 올해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다문화가족과 김중열 과장은 “작년에 전국 60개 지원센터에서 올해 100개로 교육지원센터를 늘렸고 이중언어강사도 100여명이 확보됐다”며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인력이 많아진다면 이는 결국 국가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지난 달 29일 충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박충환)를 방문한 김교식 여성가족부 차관도 “엄마(아빠)나라가 외국인이어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 나라 말을 접할 수 있는 것을 축복같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다문화언어영재교육은 3월~12월까지 상반기·하반기 학기로 나눠 주 2회 각 16주에 걸쳐 실시된다. 해당언어는 각 센터별로 1~2개 국어를 교육하는데  해외이주결혼이민자 출신국 분포 등 해당 지역의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여성가족부에서 지정한 기관·단체에서 한국외국어대학 다문화교육원의 지원을 받아 실시하고 있다. 대상자는  다문화가족자녀(만3세~초등학교 재학생) > 해당언어에 관심있는 비다문화가정 나녀(만3세~초등학교 재학생) > 이중 언어에 관심 있는 다문화가정 부부 및 가족 순의 우선권을 두고 있다.
교육신청은 각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한국어도 버거운데…우려의 시각도
언어영재교육은 아직 초창기지만 여러 가지 긍정적인 평가들이 앞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다문화가정 어린이 절 반 이상이 언어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조사결과가 계속해서 보고 되고 있다.
2009년 서울시가 두 차례에 걸쳐 수도권 다문화 가정(베트남, 중국, 몽골 등 10개국) 어린이 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언어발달검사’ 결과를 보더라도  55%인 26명이 언어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속적 관찰이 필요한 어린이도 12명(26%)이나 됐다.
정상범주로 분류된 어린이는 9명(19%)에 불과했다. 이밖에 다른 조사결과들도 대동소이한 실정이다. 영유아기에는 어머니로부터 듣는 말이 언어능력발달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이 분야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설명이고 보면, 여성결혼이주자가 대부분인 우리나라 다문화가정의 특성상 이들 자녀들의 ‘우리말 배우기’는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김중열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과장은 “한국어교육은 방문지도사 강화 배치, ‘다누리’ 포털을 통한 교육시스템 강화, 다문화어린이 가족, 친인척의 관심유도 등 나름대로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엄마(아빠)가 외국출신이라는 (외국어습득의)유리한 여건을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 언어영재교육의 기본 취지”라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언어란 어릴 때부터 체계적이고 정확한 표현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엄마(아빠)의 일상용어와 함께 배우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7년 4만 45천명이던 다문화가정 어린이는 2010년 12만 여명으로 늘며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향후 10년, 20년 후의 우리나라 경제, 사회, 문화의 ‘엔진’으로 자라나게 된다.
‘언어영재교육’의 성공여부에 따라 그 엔진의 성능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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