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꿈 이룬 여성농업인 ①

■  열정으로 꿈 이룬 여성농업인 ①
     - 화성시 매송면 ‘내고향 청국장’ 임춘자  씨

 

청국장으로 병 고치고,
청국장 사업하는 청국장 전도사

화성시 매송면 야곡3리, 햇살이 잘 드는 양지바른 언덕 위 2층 집에 ‘내고향 청국장’이란 간판이 보였다. 주위는 논밭을 갈아 엎고 새로 길 내고 빌딩 올라가는 개발이 한창이라 공사장 기계 소리로 가득 찼지만 ‘내고향 청국장’집에서는 청국장 맛있게 익어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뭐 취재 할게 있다고 이 누추한 곳까지 오셨냐”며 구수하게 반겨주는 내고향 청국장의 임춘자(68) 씨는 화성시에서는 청국장 전도사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화성시에서 생산한 콩만을 엄선해 고추장이나 된장은 생산하지 않고 오로지 청국장을 만드는데다가 또 자신의 청국장 판매보다는 청국장이 왜 우리 몸에 왜 좋은지 더 열심히 설명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청국장의 효과에 대해 얘기하라면 밤을 꼬박 새워도 모자라지요. 제가 직접 몸으로 경험했으니까 그럴 수 밖에요.”
임춘자 씨가 청국장을 알게 된 것은 2002년의 일이다. 얼굴이 마치 팥시루떡 마냥 일어나 는 병이 생겨서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다니고 좋다는 음식과 약을 먹어도 별 효험이 없었다. 어느날 친정 언니가 먹어보라며 청국장 가루를 한말 가량 만들어 주었는데 속는 셈치고 3개월 먹었더니 피부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 발효식품 중에서도 청국장을 으뜸이라고 여기는 임춘자 씨는 화성시에서 생산되는 우리콩만을 엄선해 청국장환과 청국장가루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제는 돈버는 것보다는 청국장을 널리 알려 온 국민이 건강해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 이 좋은걸 나만 알고 있을 수는 없어서...
임춘자 대표는 13년 동안 화성에서 논농사와 밭농사를 1만4천 평가량 짓고 있다.
“집에서 먹는 것은 다한다.”고 스스로 얘기 할 정도로 벼를 비롯해서 콩, 감자 고추 등 농사일도 게을리 할 수 없었지만 청국장의 효능을 본인 스스로가 경험하고 믿었기에 그때부터 청국장에 뜻을 두었다.
“무턱대고 시청에 찾아가서 청국장 만드는 허가를 내달라고 졸랐죠.”
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만 아무튼 그 당시에는 청국장의 효험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일념뿐이었단다.
2003년 제대로 청국장 만드는 방법조차 모르면서 어깨 너머로 배우고 귀동냥을 해가며 청국장 만들기에 도전했다.
“거의 1년 동안은 청국장 만들기 실험기간이었죠. 콩만 해도 31가마를 버렸어요.”남들이 알까 창피해서 실패한 청국장을 몰래 산에 짊어지고 가서 버리기도 하고, 키우던 소에게 청국장을 너무 먹이는 바람에 설사병까지 일으켜 소 잡을 뻔한 경우도 있었다.
청국장 쉰내가 몸 구석구석에 배여서 사람 만나기가 꺼려질 정도로 청국장에만 매진해 연구하며 실패를 거듭하며 결국 임춘자 씨는 자신만의 청국장 제조 노하우를 습득하게 됐다.

# 청국장 만들기 노하우
임춘자 씨의 청국장제조 비법은 온도와 습도, 그리고 통풍의 관리와 조절 방법이다. 보통은 콩을 삶아 늘어놓고 발효시키는데 임 씨는 15도~16도 온도에서 층층이 청국장을 쌓아서 발효시킨다. 또 일반적으로 청국장 위에 덮개 이불만을 덮어놓는데 비해 이불 위에 비닐을 씌우고 숨구멍을 뚫어놓는 것이다.
2005년 드디어 솔잎, 다시마, 서리태 등 다양한 청국장을 만드는 사업장을 살림집 1층에 마련했고, 2007년에는 화성시농업기술센터의 농산물가공소득원 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곡물세척기, 환반죽기, 가스회전식국솥 등 청국장환제조기기를 구비하며 제품개발에 더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청국장은 유행을 탄다. 청국장이 몸에 좋다는 것은 국민 사이에 인식이 돼있는 요지부동의 사실이다. 하지만 청국장으로 건강 지키기란 단단히 마음먹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청국장 수요는 부침이 있어 들쭉날쭉하다. 하지만 동네의 콩 농사짓는 사람들의 콩 수매요청을 거절 할 수 없어 일단 모두 사들인 다음에 미처 청국장으로 다 만들지 못하면 다시 지인들에게 손해 보면서 콩 구입 가격보다 싸게 판 적도 비일비재하다.
화성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콩으로만 청국장가루를 제조해 왔기에 2008년에는 화성의 우리농산물 내고장 상표인 햇살드리 인증도 취득할 수 있었다.

# 쉼 없이 배우며 열심히 산다
“저 멀리서도 한눈에 ‘내고향 청국장’ 간판이 보이는 곳에 새로 공장을 짓고, 화성시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청국장을 체험하게 하는 체험관광 견학지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어요.”
임춘자 씨의 꿈은 저 멀리를 향한다. 화성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의 하나로 내고향 청국장을 키우고 싶은 꿈과 열정이 있다. 그래서 뒤늦은 나이에도 한국농업대학 (현 한국농수산대학)의 최고농업경영자과정에 입학했고 ‘청국장 제조법과 효능에 관한 연구’로 2008년 우수논문상을 수상하며 졸업했다.
“워낙 일을 저지르는 편이라 초반에 주위의 도움 없이 스스로 개척하며 청국장 제조와 판매, 마케팅까지 주먹구구식으로 해 온 게 아쉬움이 남지요. 지금처럼 주변 농업기술센터나 농업기술원을 자주 왕래하며 고민을 함께 나눴다면 실패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청국장은 약이다’라는 강한 신념을 가진 내고향 청국장의 임춘자 대표는 온 국민이 청국장으로 건강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으로 오늘도 정성들여 청국장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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