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심형래

 

‘라스트 갓파더’ 4월 1일 북미개봉 결정

심형래(53) 감독은 코미디언보다는 영화감독이란 말이 더 어울릴만한 진지하고 예리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전 많은 관심 속에 국내에 개봉했던 그가 제작, 연출, 주연까지 맡았던 영화 ‘라스트 갓파더’는 최종 관객수 260만을 기록했다. 워낙 주위의 기대치가 컸던 만큼 관객수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였지만 최선을 다한 작품이었다며 함께 웃음을 나눈 관객들에 먼저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을 심 감독은 잊지 않았다.
“영화를 보러와 준 관객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만국 공용어 ‘웃음코드’ 담긴 영화
심형래(53) 감독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라스트 갓파더’의 북미 개봉확정 소식이었다.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북미지역 유력 투자배급사인 라이온스게이트의 계열사, 로드사이드와 북미 개봉 전반에 걸쳐 MOU를 체결하며 북미 개봉을 확정했다고 밝힌 것이다.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는 오는 4월 1일 뉴욕, LA, 시카고, 토론토, 밴쿠버 등 미국과 캐나다 주요 12개 도시를 포함한 북미 전역에서 개봉될 예정이란다. ‘라스트 갓파더’는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영구가 뉴욕 마피아 보스의 숨겨둔 아들이라는 설정으로 시작해 마피아 후계자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몇 번을 웃었는지 모르겠다.”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천차만별, 각양각색이지만 영화를 보고 실컷 웃었다는 관객의 평이 심 감독은 무척 즐겁단다. 이번 영화는 웃음코드가 주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영구라는 캐릭터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심 감독의 대답은 명쾌했다.
“웃음은 만국 공통어입니다.”
심 감독은 자신에 차있었다.

# 바보 영구,   영화감독 되기까지
심형래 감독은 1982년 KBS에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심형래 감독이 개그맨으로 방송국에 발을 들인 시절은 재치있는 입담,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대세이던 시절이었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코미디언 심형래는 살 길을 찾아야했다.
 “영리한 대사 보다는 어리숙하고 모자란 행동으로 웃음을 안겨 틈새시장을 공략해야겠다고 작전을 세웠죠.”
그렇게 해서 지금도 간간히 특집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심형래 표 영구의 몸개그 코미디가 탄생한 것이다. 사실 몸개그는 몸을 다칠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고, 무조건 넘어지고 자빠지는 게 아니라  스토리 속에서 완성되는 한편의 만화영화처럼 잘 짜여지고  철저히 계산된 각본 속에서 이루어지는 고난도의 개그라는 게 심감독의 설명이다.
바보 캐릭터 영구로 TV에서 인기가 절정이던 1993년, 심 감독은 자신의 영화사 영구아트무비를 차리고 자체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면서 본격적인 영화제작자 겸 감독으로 변신했다.
“어릴 때 십계, 벤허 같은 영화를 보면서 꼭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꿈을 꾸었죠.”
소위 말하는 영화판에서는 아웃사이더였던 심 감독의 영화는 주목 받는 대상이었고, 그가 거둔 성공에 대한 찬사만큼 작품의 완성도, 작품성에 대해서는 항상 우려의 시선들이 존재했다.
1999년 영화 ‘용가리’를 제작하면서 심형래 감독은 아시아 위크가 선정한 ‘21세기 아시아를 이끌 선구자’ 중 한사람으로 뽑혔다. 한국에서 외면당하던 장르인 SF 영화를 주로 만들어 ‘신지식인’이라는 칭호를 얻어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도 있었다.
영화 ‘디 워’로 심형래 감독은 제6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각효과상(2007), 제28회 청룡영화상 최다관객상(2007)과 제8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특별상(2007)을 받으며 영화감독으로 인정을 받았다. 또한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창의력으로 SF 영화계의 개척자로도 평가받았다.

# 영구아트, 불굴의 도전은 계속된다
코미디언 출신으로서 영화감독으로 성공하기까지 그가 흘린 땀방울의 양을 옆에서 지켜본  영구 무비아트의 직원들은 한결같이 심형래 감독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과 불굴의 도전 정신에 존경심을 나타낸다. 영화를 시작하면 단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에너지를 쏟아냈단다. 오죽하면 영구아트 직원들이 “감독님을 섬에 납치해서 며칠만 푹 쉬게해 드리자”고 얘기할 정도란다. 직원들의 우려대로 심 감독은 ‘라스트 갓 파더’이후 다음 작품 구상까지 어느 정도 이미 끝낸 상태다.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라 안하니까 못하는 거지요. 남이 가지 않은 험난한 길을 스스로 개척하며,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해 내는 창조적 열정이 바로 제 에너지죠.”
그의 열정과 꿈으로 만들어나갈 차기작에 대한 구상으로 심형래 감독은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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