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시인

김 윤 배
시인

생명의 약동은
하루에 몇 번씩
느껴도 좋은 것이다.
일 년에 한 번,
새해 첫날만이 아니라
일 년 내내 충만한
 생명력을 느끼는 활기찬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희망이 용솟음친다. 새로운 희망은 언제나 가슴 설레게 한다. 그 설렘으로 이미 한 해의 계획과 목표가 세워졌을 것이다. 새해 첫날 한 해의 소망을 생각했을 것이고 이루어야할 목표를 세웠을 것이고 아름다운 꿈을 그려보았을 것이다.
무언가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충일한 생명감을 느꼈을 것이고 도전에의 전율을 감지했을 것이다. 가슴에 차오르는 충일한 생명감과 전율이 생명력의 약동이다. 그 약동이 생을 밀고 가는 추동력이다. 삶의 에너지이며 이상을 향해가는 푯대이며 망망대해를 건너가는 힘찬 노이다.

다시 생의 에너지를…
새해 벽두에 뜨겁게 혈관을 용솟음치는 무한한 생명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낡고 지친 삶이다.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고 나른하게 보내고 있는 지친 영혼이다. 누구나 생의 목표가 있다. 그 목표가 무엇이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생명력의 약동이 필요한 것이다. 생명력의 약동을 지속시키는 일이 한 해의 목표를, 나아가 생의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심신이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 출구가 보이지 않아 좌절할 때,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때 이를 극복하게 하는 것도 생명력의 약동이다.   
어떻게 하면 생명력의 약동을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 오늘이 새해가 시작된 지 사흘이 되는 날이다. 작심삼일의 늪에 빠지기 쉬운 시점이다. 이쯤서 새해 첫날의 그 벅찬 생명력을 다시 불러내야 하는 것이다. 약동하는 생의 에너지를 다시 장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 생명의 약동은 하루에 몇 번씩 느껴도 좋은 것이다. 일 년에 한 번, 새해 첫날만이 아니라 일 년 내내 충만한 생명력을 느끼는 활기찬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삶의 목표가 과도하면 목표에 삶이 매몰되기도 한다. 여유로운 삶을 위한 한 해의 목표를 세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속도는 현대의 가치가 되었다. 현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어느 분야를 뒤돌아봐도 속도가 문제다. 변화의 속도는 진화와 혁명의 핵심이다. 빠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시대적 조류에 밀려 빠르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들의 삶을 조급하게 만들었으며 지치게 만들었다. 조급한 삶은 거칠게 마련이고 지친 삶은 저급하게 마련이다.

인고 속에서 봄을 꿈꾸며
삶이 조급해지면 자극적이며 말초적인 쾌락을 받게 되고 타락한 정신은 물신화되기 마련이다. 자극적인 언어, 극단적인 결말이 아니면 정서가 반응하지 않는다. 드라마나 영화, 미술과 음악이 그렇고 정치가 그렇다.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것들에 너무 익숙해진 우리들이다.  지나친 자극은 정신건강뿐 아니라 육신을 황폐하게 만든다. 일상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감을 무디게 하고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근원적인 만족감을 표피적 쾌감으로 끌어내린다.
산등성이에 묵묵히 서서 설한풍을 견디고 있는 벗은 나무들은 약동하는 봄을 꿈꾸고 있는 것이며 동토에 묻혀 어둡고 시린 시간을 견디고 있는 풀씨들은 해토의 부드러운 품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꿈은 꾸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현실이다. 현실이 꿈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다.
여유롭고도 품위 있는 삶을 누리며 평생을 바쳐 이룰 꿈을 향해서 나가는 약동하는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 어떤 삶의 태도가 필요한지를 생각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