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메니티(amenity)’란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농촌의 자연환경을 이야기할 때 이 단어가 자주 사용된다. 이 개념은 쾌적한 환경, 농촌다움, 좋은 기분, 상쾌함… 등 다양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농촌어메니티는 ‘농촌지역의 풍부한 자연, 역사, 풍토 등을 기반으로 하여 여유, 정감, 평온이 가득하고 사람과 사람의 접촉에 바탕을 둔 삶의 쾌적성을 갖는 상황’으로 정의되고 있다. 따라서 농촌어메니티는 도시민들이 그리워하는 농촌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전원의 품, 이에 더해 지역 문화유산이나 특산물, 향토음식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사람들에게 만족과 쾌적함을 주는 농촌의 모든 자연적·환경적 자원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어메니티 농촌’하면 연상되는 마을 두 곳이 있다. 먼저 강원도 평창에 있는 봉평마을이다. 이효석 작가가 나고 자란 봉평면에는 생가터와 봉평초교 등이 남아 있고, ‘메밀꽃 필 무렵’의 작품 배경이 된 봉평장터도 여전히 5일장이 서는 등 전통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이다. 새롭게 단장된 ‘이효석의 문학관’은 이효석님의 일대기와 문학작품을 엿볼 수 있게 정돈돼 있다. 연간 200여 만 명이 넘게 방문객이 다녀가는 곳이다. 농촌관광객이 늘면서 사라져가던 메밀밭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농촌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져 매력적인 관광지로 탄생된 셈이다. 봉평마을은 어메니티 문화가 스며있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또 하나의 어메니티적 향기가 물씬 담겨 있는 곳은 삼척의 두메산골에 위치한 ‘너와마을’이다. 험준한 태백산맥 줄기의 산자락 끝에 깊은 골짜기를 따라 마을이 형성돼 있는데, 이곳에는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너와집이 150년 이상 온전히 보존돼 있다. 맑은 물과 아름다운 산새, 고유의 전통주택양식 그리고 푸근한 농촌인심이 아우러져 있는 곳이다. 부녀회에서 제공하는 전통음식인 곤드레나물밥은 일품이었다. 천혜의 자연 속에 그윽하게 솟아나는 어메니티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자연자원이 더욱 가치를 발휘하고 있는 시대다. 어메니티가 나타내는 휴양적, 심미적 가치를 제공하는 자연자원은 어느 마을에도 있다. 다만 그것을 어떤 관점에서 경제적 가치로 보고 상품화 시키느냐는 것이다.
어메니티는 보석의 ‘원석’에 비유되기도 한다. 원석은 정성스럽게 깎고 다듬어야 찬란한 보석이 된다. 태석태석한 모습을 벗고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도록 정성을 들여 가꿔야 한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자세로 마을공간의 자원들을 세심한 통찰력으로 들여다보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지역문화유산을 계승 발전시키고 농촌의 인심으로 꽃을 피워야 한다. 그게 바로 어메니티 개념을 살려가며 상품화하는 마을이다.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부원장/본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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