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전국 조손(祖孫)가족 1만2천여 가구 실태조사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손자·손녀를 맡아 기르는 조손(祖孫)가족의 대부분이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적은 소득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65세 이상의 조부모와 만 18세 이하의 손자녀로 구성된 전국의 조손가족 5만1천852가구(행정안전부 주민전산망 자료) 중 1만2천750가구(24.6%)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월평균 소득이 59만7천원에 불과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또 조사 대상 조손가구의 대다수(82.9%)가 조모나 조부 혼자서 손자녀를 키우고 있었으며 64.1%가 소득이 80만원 미만으로, 2인 가족 최저생계비인 85만8천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부모들의 평균 나이가 72.6세로 고령이어서 경제활동이 쉽지 않고 전체 가구의 절반가량인 46.7%가 정부나 공공기관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조부모들은 손자녀 양육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아이 양육(교육)에 따른 경제적 문제’(66.2%)를 꼽았으며, 그밖에 어려움으로는 ‘아이의 생활 및 학습지도 문제’(11.5%),‘아이의 장래를 준비해주는 문제’(10.0%), ‘아이와 가족의 건강문제’(6.8%) 등을 꼽았다.
또 고령 및 경제적 곤란, 어린 손자녀를 양육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가 건강관리 소홀로 이어져 조부모의 82.2%가 거동불편이나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부모와 함께 사는 손자녀들(평균 연령 13.3세) 역시 경제적 곤궁과 조부모의 질병, 조부모와의 세대차이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손자녀의 경우 생활지원 희망사항을 고르라는 질문에 ‘가족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56.8%)를 가장 많이 꼽았고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33.7%),‘내 마음을 알아주시면 좋겠다’(20.5%), ‘부모의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15.7%), ‘차별받지 말았으면 좋겠다’(15.3%) 순으로 응답했다.
중고등학생 손자녀의 경우에는 ‘경제적인 생활비 지원’(76.5%)에 대한 요구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오래 살 수 있는 주택 제공’(12.2%), ‘간병인이나 가사 도우미 파견’(4.1%) 등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한편, 손자녀가 조부모에게 맡겨진 이유는 53.2%가 ‘부모의 이혼 및 재혼’때문이었고 ‘부모의 가출 및 실종’(14.7%), ‘부모의 질병 및 사망’(11.4%),‘부모의 실직 및 파산’(7.6%) 등이 뒤를 이었다.
여가부는 이혼율이 해마다 증가 추세라는 점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향후 조손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관련부처와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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