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은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스쳐가는 사소함에도 호기심을 갖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가야 한다. 뉴턴의 만유인력법칙도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위대한 원리를 발견한 것이다. 르네상스시대를 화려하게 열어간 화가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주변에서 인상적인 사물들을 발견하는 즉시 스케치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사소한 것에도 호기심이 많은 창조적 인간이었다. 전 GE회장인 잭 웰치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는 식사 중에도 메모를 했다고 한다. 훌륭한 경영아이디어는 식사 중 냅킨에 적은 메모에서 출발됐다고 회고하고 있다. 사소한 습관의 차이가 성공의 발판이 된 셈이다.
우리 조상들이 탄생시킨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장아찌 등 발효음식에는 사소함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 영양가와 저장성을 함께 고려한 전통 발효식품 자체가 장수비법이며 슬기로운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건강식품이다. 예전에는 간장 종지하나로 식사를 하고도 건강을 유지했다. 선조들은 좋은 장맛을 위해서 집을 지을 때는 먼저 장독대 자리부터 잡고 나서 건물의 위치를 잡았다. 그만큼 장독대 자리가 집보다 중요한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한 민족의 맥을 이어온 수백 가지의 발효음식은 조상들의 사소함의 지혜에서 탄생된 것이다.
한옥의 대문을 봐도 지혜로움을 알 수 있다. 한옥의 대문은 밖에서 밀어 열도록 돼 있다. 그런데 방문이나 측간, 헛간은 대문과 반대 방향이다. 안에서 밀어 열도록 달려 있다. 왜 유독 대문만 반대 방향으로 열리도록 했을까? 대답은 이렇다. “손님은 집 안으로 맞아들이고, 복(福)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그렇게 달아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조상들의 혜안이 일상생활에도 담겨 있다. 전통문화생활을 음미할수록 그 가치가 묻어난다.
작은 것을 무시하고 큰 것만을 동경해서는 안 된다. 작은 것 하나라도 의미를 두고 차근차근히 챙겨서 나가다보면 눈덩이처럼 굴러 크게 만들어진다. 쩨쩨해 보일 그 사소한 차이가 미래의 ‘큰 차이’를 불러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마을개발을 추진해 나가는데 있어서도 사소한 것을 눈여겨보고 호기심을 가져보자. 거기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마을자원의 상품화는 어떻게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마을브랜드의 중심 테마도 사소한 것에서 탄생될 수 있다.
개인이건 마을이건 모두가 사소한 차이로 위대한 한 발짝 내딛기를 해야 한다. 우리가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사소함 그 속에 거대한 성공의 뿌리가 숨겨져 있다. 결국 프로란, 매우 작은 것에서 승부를 가르는 사람들이다. 사소한 일들을 꾸준하게 신경 써서 잘 챙겨보자. 그것이 희망의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부원장
본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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