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사람들에게 고향의 아련한 그리움을 일깨운 정지용의 시 ‘향수’를 노래로 듣노라면 소의 얘기가 나온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가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은 소의 한가롭고 정겨운 울음소리를 회상하며 고향을 애뜻하게 묘사했다.
소는 농사일을 거든다. 그리고 자녀들의 학자금과 결혼자금이 되어주기도 한다. 한국 농업소득 중 47%가 축산소득이다. 축산소득 중 소와 돼지 사육소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소는 이처럼 귀한 기여를 하고 있어 옛어른들은 소를 자식처럼 귀하게 돌보았다. 그 소들이 지금 몹쓸 역병인 구제역에 시달려 땅에 매몰되고 있다.
구제역은 발굽이 두개인 소·돼지 등의 입과 발굽주변에 물집이 생긴뒤 3~5일간 잠복을 거쳐 치사율 55%에 육박하는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 전염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41℃의 고열을 지니며 사료를 잘 먹지 않고 거품섞인 침을 흘린다. 감염된 소와 접촉된 모든 소는 소각 또는 매장 외엔 방역묘안이 없다고 한다.
경북 안동에서 발생된 구제역이 경기지역까지 확산되어 지난 10일까지 17만두 이상의 소가 매몰되었다고 한다.
금년 축산인 중 2,000여명이 해외여행을 했다고 한다. 그중 700여명은 출입국 미신고를 했다. 정부는 이들 미신고 축산인이 병을 들여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국경방역을 철저히 하기 위한 조치로 해외여행 미신고 축산인에게 벌금 500만원 또는 징역 1년의 중벌과 구제역 발생시 보상을 배제시킬 법령을 제정중이다.
축산기반 훼손을 막을 구제역 완전방역에 국민 모두 적극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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