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한 나라의 대통령은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최고 위치에서 거칠 것 없는 절대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고통수권자다. 불과 전체국민의 20~30% 지지율로 당선돼도 반대표를 던진 70~80%의 국민들까지 손아귀에 넣고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무한권력과 대표성이 주어진다. 그렇게 막강하게 주어져 있는 권세의 행사 스타일, 즉 통치방식에 따라 한 나라와 국민의 흥망성쇠가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지난 3년간 미국 국무부의 ‘외교전문(電文)’에서 평가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모습을 공개해 그 ‘비(非)외교적 말 잔치’를 놓고 세계 언론이 끓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안하무인격의 무력도발을 일삼고 있는 북한의 김정일은 ‘무기력한 늙은이(flabby old chap)’로 묘사됐다. 뇌졸중을 앓고 난 뒤 육체적·심리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그의 건강상태에 대한 평가다. 러시아의 푸틴 총리는 ‘배트맨’,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배트맨의 조수격인 ‘로빈’이다. 서열이 분명 푸틴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조연 역할밖에 못한다는 뜻의 평가다. 게다가 푸틴에게는 무리 중에서 가장 지배적인 남성이라는 뜻의 ‘알파 독(Alpha Dog)’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비판과 모욕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신을 모르는 권위주의자’, 메르켈 독일총리는 ‘위험을 회피하고 별로 창의적이지 못한 안전운행주의자’라는 낮은 평가가 내려졌다. 스캔들로 바람 잘 날 없는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무기력 하고 헛된 자만심만 강하며, 일 처리는 비효율적인 허약한 지도자’란 평가가 붙었다.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미친 늙은이(crazy old man)’,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국민을 독재로 억압하는 ‘히틀러’라며 심하게 깎아 내렸다.
그런데 우리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상에 보도된 게 없다. 언젠가 한 원로 논객이 지상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직접 맞닥뜨렸던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평가한 적이 있다.-“이승만 대통령은 건국의 공이 있는 반면 독재와 부정부패라는 부정적 유산도 남겼다.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화와 그 그늘을 같이 봐야 한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민주화세력의 대표로 한국 정치권력의 정당성을 완성시킨 공로가 있지만 아들 비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승만·박정희의 리더십을 인정하지만, 양김(金)씨는 ‘보스십(Boss-ship)’이라고 하겠다. 대통령은 장수(將帥)다. 투철한 신념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자리다. 그게 끝내 안되면 리더십 위기가 종종 있을 것이다.…이명박 대통령이 확고한 신념을 가졌으면 한다.”
여기서 자못 궁금해 지지 않을 수 없는 건 미국 외교전문의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다. “굿 모닝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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