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면 사랑하라 ④

대부분의 생물체들은 자성(雌性-여성)과 웅성(雄性-남성)이 딴 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웅이 나뉘어 있다는 것은 생명의 진화와 종의 보존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로 다른 암수 개체가 결합하여 암컷의 복제도 아니고 수컷의 복제도 아닌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새로운 개체는 어버이 각각의 유전자로부터 우성인자들을 선택적으로 물려받아 좀더 발달된 존재로 태어남으로써 생물들은 보다 강하고 영리하게 진화할 수 있었다.
목숨을 건 성적 활동은 그 생명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쾌감을 보상으로 얻게 되는데, 그것은 이성 사이에 결합의 동기를 높이기 위해 자연이 선사한 장치다. 모든 생명체들이 지닌 이 숙명적인 생명활동은 가장 고등하게 진화된 인간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원시시대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현대의 인간세계에서는 종의 번식을 위한 생식활동보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역할이 크게 늘었다. 따라서 성적 욕망을 겉으로 드러내며 경쟁하지 않는 대신 에둘러 표현하거나 발산하는 다양한 수단들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지적인 활동, 예술활동, 문학적 활동, 경제활동, 정치활동 그리고 몸을 이용하되 성을 직접적으로 표출하지 않는 스포츠나 무술, 무용 등이다. 성을 직접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성적 욕구를 표현하거나 대리 충족하는 기술을 다양하게 구사하는 능청스러움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바람기’는 정당한 것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에 있어서는 고등동물에게 합당한 자제력과 능청스러움 같은 기술이 필요하다고나 할까. 사실 욕구를 쉬이 드러내지 않는 ‘능청’이란 기술은, 욕망의 노골적인 표출에 비해 성취도에서도 오히려 중요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대화당 한의원 원장 (02-55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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