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량 충분하지만 언제든 급등 가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8월15일부터 올해 말까지 곡물 수출금지를 발표한데 이어 카자흐스탄도 뒤따를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북해연안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의 올해 밀 생산량이 폭염에 따라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7월 이후 밀을 비롯한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곡물 가격이 급상승했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선물가격을 살펴보면, 밀은 부셀(약27kg)당 6월 평균 4.50달러 수준에서 7월 7일 5달러를 돌파한 후 8월13일 현재 8월 평균가격이 7달러를 웃돌고 있다. 옥수수는 6월 부셀 당 3.47달러 수준에서 8월에는 4.00달러로, 대두는 6월 9.49달러에서 8월에는 10.44달러로 밀 가격 오름세에 동반상승한 상태다.  
그러나 농림수산식품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중단 발표에 이어 일부 국가가 수출제한에 나설 경우 향후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국제곡물의 수출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현 상황은 2007~2008년도와는 수급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급등현상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년전 애그플레이션은 주요 곡물의 공급 부족 및 유가급등에 따른 바이오에너지용 소비 등으로 모든 곡물이 일제히 상승했으나, 현 상황은 2009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가격이 꾸준한 내림세를 보인 결과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자금이 곡물시장에 유입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또한, 세계전체의 전년 이월재고량이 약 1억9천400만 톤에 달하고, 세계 밀수출 1위인 미국은 약 3천만 톤에 달하는 누적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있어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생산량 감소 및 수출중단이 곧바로 세계전체의 공급량 부족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은 불확실성이 다소 높은 시기이나 흑해연안국의 가뭄피해 정도 및 북반구 지역의 겨울 밀 파종면적에 대한 신뢰성 높은 데이터가 산출되는 9월이면, 곡물시장에 유입된 투기성자금의 유출과 함께 곡물가격의 고공행진이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사료업계는 이미 금년 도착 분의 구매가 마무리된 단계고, 제분업계의 경우도 현재의 보유재고량 및 구매·운송·가공과정 등의 소요기간을 감안할 때 이번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4~5개월 뒤에나 국내원가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하반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각지에서 이상기후 발생이 잦아지고 있고, 국제 곡물가격의 변동성이 높아 가격급등 현상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국제 곡물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가격상승 국면 장기화에 대비한 대책을 관련업계와 협의를 거쳐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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