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농업인- 경북 안동 일직면 김 헌 일 씨

 

30년간 성실히 농사 지어온 ‘건강한 농사꾼’
평생 농촌 지키며, 지역사회 봉사하며 살터

“제가 뭐 하는 일이 있나요. 촌에서 소나 키우며 사는데…” 취재차 만나자는 기자의 말에 농업인 김헌일씨는 겸손해 하며 급구 취재를 사양한다. 대한민국 표준 영농인을 만나 농사짓는 이야기나 듣고자 한다는 기자의 부탁에 그제 서야 “알았다”고 말한다.
경북 안동시 일직면에서 한우 150두와 사과농사 9,917㎡(3,000평), 기타작물 23,140㎡(7,000평, 옥수수 사료포)을 농사짓는 대한민국 표준 농업모델 농사꾼 김헌일(50)씨를 그의 농장에서 만났다.

대한민국 대표 ‘표준 영농인’
‘마을에서 제일 젊으시겠어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헌일 씨는 웃으며, “젊은 사람들 말로 영계죠. 제일 젊어요. 그래서 웬만한 마을일은 저희 부부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184㎠ 신장에 건강한 체격의 소유자인 김씨는 안동농고를 졸업한 후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아 30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 마을의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는 현실에 반해 묵묵히 농촌을 지켜오고 있다.
생활편의상 농촌에서 살기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교육, 복지시설 등 젊은 사람이 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죠. 하지만 농업인의 삶의 질이 좀 더 충족된다면 농촌생활이 그리 피할만한 것은 아니에요. 농사란 것이 열심히 일한 만큼 정직하게 거둘 수 있는데….”라며 젊은 친구들이 농촌을 떠나는 현실이 많이 안타깝다고 한다.
요즘 소 값이 좋아 소 키우는 맛이 난다는 그지만 그래도 걱정스럽기는 하다.
“사료비가 그만 올라야지요. 환율이 올라가면 사료비도 오르고…, 농사짓는 사람이 환율걱정을 해야 되니 참.” 그래도 김헌일 씨는 자가 사료포에서 사료를 생산해 충당하고 있어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다.
‘요즘 뭐가 젤 걱정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헌일 씨는 “나이 오십이 되니 자녀교육비가 만만찮네요. 자녀 둘이 다 대학에 다녀 학비며, 방값 등 도시로 유학 보내니 돈 쓸 일이 많습니다.”라고 말한다. 부인 왕순의(48)씨와 열심히 농사지으면 연간 조수입이 1억5천만원 정도 되지만 이것저것 빼고 나면 남는 것은 별로 없다는 김헌일 씨, 그래도 농사짓는 농부는 일한 만큼 남는 것 같다며, 부지런히 일하면 풍족하지는 않지만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

흙의 소중함과 땀의 결실을 거울삼아
농사도 농사지만 김헌일 씨는 지역사회 일원으로 남안동농협 감사를 맡고 있다.
이사와 감사를 10년 넘게 맡아오면서 지역경제 발전에 일조하느라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농협뿐만 아니라 농민단체 안동시경영인연합회 감사로도 2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부인 왕순의씨 역시 일직면생활개선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농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려면 혼자는 안 되잖아요. 여러 명이 한 목소리를 내야 농업인 말에 귀 기울이니 말이죠. 그래서 단체 활동이며, 농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젊어서인지 능력도 안 되는데 얼마나 바쁜지 몰라요. 소밥 주는 것도 마누라에게 맡길 때가 많죠.”
김씨는 대구에서 이곳 일직면으로 시집온 아내가 항상 고맙고 미안하게 생각한단다.
“마누라가 잘해요. 시부모님 모시는 거며, 농사일 거두는 것 등 말없이 묵묵히 뒷바라지  해주죠. 날마다 밖으로 다니는데도 말없이 응원해주는 것이 참 고마워요.”라며 김헌일씨는 아내자랑을 끝없이 쏟아낸다.
농촌에서 살며 거짓 없는 흙의 솔직함을 배우고, 땀 흘리며 일한 만큼 소득을 얻었을 때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만끽했다는 김헌일 씨, 그는 평생 이 농촌을 지키며 지역사회에 헌신하는 봉사의 삶을 살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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