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어메니티 체험연수 나선 교사들

<충주 재오개리 류철형 이장으로부터 꿀벌의 생태에 설명을 듣고 있는 교사들.>


교사들 “학교수업 적용에 많은 도움”
농진청 “농촌체험 교과도입 활성화 기대”

초등학교 교사들이 교단이 아닌 농촌 현장에서 색다른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마치 현장수업에 참가한 학생처럼 처음 보는 꽃, 처음 해보는 체험을 궁금해 하고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했다.
농촌진흥청 기술연수과는 지난 7월27일부터 8월12일까지 3기에 걸쳐 120여명의 초·중등교사를 대상으로 농촌어메니티 체험연수를 운영했다. 교사들에게 농촌어메니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농촌현장 체험을 통해 농업·농촌 가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면서 농촌체험의 교과 도입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것. 농진청은 올해 특수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받아 22시간의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당 2박3일의 이번 체험연수는 1일차(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에 농촌어메니티의 개념 및 정책 방향, 수업 적용 방안, 농촌현장체험학습 실천 사례 등에 이론 수업과, 2~3일차는 충북 충주의 농촌전통테마마을인 하니마을(충주시 살미면 재오개리), 산야초마을(제천시 수산면 하천리)와 교육농장인 수안보곤충박물관(수안보면 온천리)에서 현장체험을 위주로 진행됐다.

“교사가 도농교류 가교 역할해야”
기자가 동행취재한 지난 11일, 교육 2일차의 3기 연수 참가 교사 40여명은 버스로 충북 충주시 살미면 재오개리 소재 농촌전통테마마을인 하니마을로 이동했다. 꿀벌 체험을 주 테마로 한 이 마을에서는 국내 꿀벌 육종의 일인자인 류철형(48) 이장으로부터 꿀벌의 생태와 종류, 꿀 구별법, 자신의 꿀벌 육종 사례 등을 설명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류 이장의 설명에 교사들은 생소했던 꿀벌의 생태와 벌꿀에 대해 많은 관심과 함께 질문을 쏟아냈다.
류철형 이장은 30여년간 한봉과 양봉 등 꿀벌 농사를 지어오고 있으며, 10여 년 전부터는 꿀벌 육종연구에 매진해 지금은 전국 최고의 꿀벌 육종전문가로 우뚝 선 선도농가다.
이어 류 이장의 부인이자 마을 사무장인 한순희(45) 씨의 진행으로 교사들은 밀랍을 이용한 초인형 만들기 체험을 했다.
꿀벌 체험을 마친 교사들은 장소를 옮겨 곤충을 이용한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안보곤충박물관(대표 전제웅·54)에서 점핑클레이 곤충 만들기, 미니 장승 만들기 수안보곤충박물관에 도착했다. 사비를 털어 고향마을인 이곳에 곤충박물관을 조성하고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장을 운영하고 있는 전제웅 대표는 이날 체험에 참가한 교사들에게 “도시와 농촌의 간격을 좁히는데 선생님들의 교육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선생님들의 농촌어메니티 연수가 더 자주 추진돼 도-농 교류와 이해의 가교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교사들이 밀랍을 이용해 인형모양의 초를 만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제천 산야초마을에서 천연염색 체험을 하는 교사들.>

비용·안전문제로 현장교육 어려워
이번 연수에 참가한 수원 당수초등학교 박광옥 교사는 “방학기간에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이 소개되고 있는데, 쉽게 접하지 못하는 농업·농촌 체험을 하려고 이 연수를 신청했다”며 “프로그램이 신선하고 재미있어 농촌 어메니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됐고, 학생들을 지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월곡초등학교 이혜경 교사도 “봄·가을 소풍을 겸해 학생들이 농촌 현장체험을 실시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횟수를 더 늘리고 싶어도 비용과 안전사고 등의 우려 때문에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또 “학교에 옥상텃밭 등이 있어 체험을 하려고 해도 안전문제 때문에 대부분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잠그는 곳이 많다”며 “학생 수련회보다 농촌어메니티 체험 기회를 확대해 학생들에게 농업·농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고 이번 연수에 참가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농촌어메니티 체험연수 참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육시설과 프로그램, 현업 적용도 등에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여 연수프로그램 확대는 물론 학교 당국의 농촌 현장체험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