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 순 영천시생활개선연합회장

 

30년 넘게 정미소 운영… 고품질 쌀 도정해 유통
생활개선회 활동하며 지역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

청송의 굽은 국도를 따라 간 끝에 별의 도시 영천에 이르렀다. 청정 시답게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가 낯선 이의 방문을 반긴다. 영천에 이르러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 좁은 다리를 건너니 포도밭이 펼쳐진다. 포도밭을 끼고 아담하게 자리 잡은 집 한 채. 문을 열고 나오는 이의 인상 역시 그 집의 분위기만큼이나 작고 온화하다. 집을 찾은 손님을 반가이 맞이하는 이는 이종순 영천시생활개선연합회장(55), 얼마 전 회 기금사업을 위해 통영에서 멸치를 사오느라 몸살이 났다는 이 회장은 아픈 몸 상태에도 기쁘게 기자를 반겼다.

다문화가정 보살펴 여성복지상 수상
이 회장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니 반짝 거리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상패. 웬 상패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회장은 부끄러운 듯 이야기를 꺼낸다.
“지난 7월6일 제15회 경북여성주간 기념행사에서 올해의 여성복지상을 수상했어요.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며 지역봉사활동에 참여한 것 밖에 없는데 이런 큰 영광을 안게 되었네요.”
이 회장은 여성복지 증진과 사회발전에 공헌한 점을 인정받아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현재 영천시여성단체협의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그녀는 불우한 이웃은 물론 다문화가정을 보살피며 지역봉사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얼마 전 생활개선회에서 다문화가정과 멘토링을 맺고 그들의 친정어머니가 되어 보살펴주고 있죠. 제겐 먼 타국에서 이곳 한국으로 시집온 5명의 딸이 있답니다.” 딸들을 자주 챙겨주지 못해 맘 한편 항상 미안하다고 속내를 털어 놓는다.

청정 쌀, 알찬 양파 아줌마
영천에서 태어나 이곳 녹전동으로 시집온 이종순 회장은 남편 정병일(57)씨와 함께 정미소와 포도농사를 일구며 생활의 터전을 잡았다. 지금도 정미소를 운영하며 수도작 132,000㎡와 양파 33,000㎡, 이모작으로 보리 49,600㎡의 농사를 짓고 있다.
“그 당시 정미소를 운영할 정도면 좀 사는 것이 넉넉한 편이었죠. 30년 넘게 아직도 정미소에서 쌀을 도정하고 있어요. 친환경 우렁 농법으로 직접 지은 쌀을 도정해 직거래 판매하고 있답니다. 포도농사는 20년 전에 접었어요. 포도농사라는 것이 손도 많이 가고 농번기 때는 인력을 구하느라 애를 먹어 양파로 농사를 전환한 거예요.”
이 회장의 정미소는 바로 집 앞에 자리하고 있으며, 저장창고 역시 정미소 옆 크게 자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양파 값이 좋아 일할 맛 난다는 이 회장은 앞으로 농사를 좀 줄이고 지역 봉사활동에 좀 더 참여하고 싶다 말한다.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또 봉사할 때는 기쁨 맘으로 참여하려 노력한다’는 이종순 회장의 말에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그녀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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