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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문화 체험의 길, 지리산 둘레길월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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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8.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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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영  균
산림청 산림자원국장

 

최근 개인건강에 대한 관심과 생활의 여유 또는 혼자서 뭔가를 생각하고 정리하고 싶을 때, 추억을 만들고 싶을 때 느림의 미학(美學)인 걷기운동이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주변의 산수와 풍광이 수려하고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선조들의 숨결을 느끼면서 오직 두 다리에만 의지하면서 길을 걸어간다. 길은 서로 다른 장소를 연결해 주는 통로다. 길은 화해와 만남, 사람과 생명, 성찰과 순례의 존재가 있기 때문에 걷는 것이 아닐까 한다.
걷기에 좋은 길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길이 제주도의 올레길이다. 섬이 간직하고 있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시간과 거리, 비용을 고려하면 찾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편하게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육지의 올레길이 바로 지리산 둘레길이다.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는 길이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지리산 볼 수 있는 둘레길
흔히 지리산은 어머니의 품과 같이 넉넉한 산이라고 한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 지기 때문일 것이다. 지리산(智異山)의 한문은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 진다’라는 뜻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산의 으뜸인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마지막 용솟음이 지리산이다. ‘멀리 백두대간이 흘러왔다’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민족의 기운이 흐르는 삼남의 명산이다.
이러한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지리산 둘레길은 전북·전남·경남 3개도의 5개 시·군인 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의 16개 읍·면 80여개 마을을 잇는 길이 무려 300여㎞에 달한다. 이 길을 걸으면 어디서든 지리산을 바라 볼 수 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산림청에서 2007년부터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과 각종 문화·역사자원의 조사와 정비를 통해 둥근 고리모양으로 연결해 놓은 길이다. 지난해까지 71㎞의 둘레길을 조성하고 복원하였으며, 금년에도 103㎞의 숲길 복원·노면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느리게 성찰하며 걷는 ‘수평의 길’
다른 길과 달리 지리산 둘레길은 이 곳에서 평생 삶을 이어온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세상에 그 길의 모습을 드러냈다. 따라서 지리산 둘레길은 자연과 인간이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둘레길 정비에도 정성을 다해 복원을 하고 있다.
먼저 옛길은 최대한 원형으로 복원하기 위하여 그동안 생활의 일부이던 숲길, 제방길, 강길, 마을길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였고, 둘째 이용자의 안전을 고려하여 차량통행이 많은 아스팔트길, 위험한 길 및 해발고도가 높은 길은 제외시켰다. 그리고 길을 중심으로 자연자원, 역사·문화자원이 잘 보전된 지역은 새로이 연결하는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둘레길은 느리게 성찰하고 느끼면서 에둘러 가는 수평(水平)의 길이다. 길을 걷다 마주치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리산에 직접 ‘들어 가서 즐기는 곳’이 아니라 멀리서 ‘바라보며 즐기는 곳’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제 등산의 형태도 종전의 산 정상만을 향하는 등정(登頂) 중심에서 자연체험이나 산책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가족단위 등산객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지리산 둘레길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지 우리 농촌지역에 머물면서 문화와 풍속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걷기 편한 길을 만들어 나간다면 지역특산의 농산물 판매와 농가수입 증대로 이어져 농촌경제 활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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