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기술개발사업 현장취재② - 전남 무안군 청계면 청수리 배복남 씨

■  기획특집 - 농업인의 창의적 기술이 푸른농촌에 희망을…
     농업인기술개발사업 현장취재② - 전남 무안군 청계면 청수리 배복남 씨

<농업인기술개발사업으로 봉독 채취가 프로폴리스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 배복남 씨가 봉독 채취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양봉 소득 한계…“봉독·프로폴리스로 넘을 터”
2년간 봉독 채취와 프로폴리스 생산량 상관관계 연구

 

전남 무안에서 26년간 양봉업을 하고 있는 배복남(50) 씨. 매년 가격변동이 거의 없으면서도 자재비 인상으로 생산비가 오르는 벌꿀농사로는 큰 소득을 올리기 어렵다고 판단, 기능성 양봉산물인 프로폴리스와 봉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배 씨는 봉침이 오래 전부터 민간요법에 널리 쓰이고, 최근에는 축산농가에서 항생제 대용으로, 또한 봉독이 첨가된 여드름치료용 화장품이 개발되면서 양봉업의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농촌진흥청이 간편한 봉독 채취기를 개발해 작업도 편해졌다. 하지만 봉독 채취가 벌의 건강과 프로폴리스 생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궁금했던 배복남 씨는 무안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업인기술개발사업을 신청, 지난해부터 이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벌꿀 소득만으로는 소득 한계
“예전부터 봉침이 몸에 좋다는 걸 알고 있었죠. 게다가 주변에서 봉독이나 프로폴리리스가 벌꿀 채취보다 더 부가가치가 있을 거라며 권유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4~5년 전부터 프로폴리스를 채취해 원료를 양봉원 등에다 판매했는데 이 소득도 무시할 수 없더라구요.”
채밀을 위해 경북 성주와 김천, 경기도 부천, 화성 등 전국을 돌다가 오랜 만에 집에 돌아온 배복남 씨는 봉독을 연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최근 몇 년간 양봉으로 큰 소득을 올리지 못했던 배 씨는 봉독에서 그 돌파구를 찾고 있다. “채밀기인 5~6월이 지나고 7~9월이 돼야 본격적으로 봉독을 채취할 수 있어요. 봉독 1g을 팔면 30만원 정도 하니까 꽤 매력적이죠. 사실 봉독이나 프로폴리스를 정제해 제품으로 만들고 싶어도 허가나 시설 등 관련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걸림돌이 많아 농가가 직접 완제품을 생산하기에는 벅차죠. 그래도 원료를 생산하는 것만 해도 소득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농진청·농업기술센터와 긴밀히 협조
배복남 씨는 프로폴리스 생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최적의 봉독 채집방법 개발과 봉독 채취와 프로폴리스 생산에 따른 양봉농가의 경제성 분석을 위해 총 190군(계상 120, 단상 70군) 중 계상(2단짜리 벌통) 40개를 실험군으로 해 2년간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무안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배 씨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분석장비를 이용해 정확한 데이터를 도출해 축적하고 있다.
그간의 연구결과 봉독을 주2회 채취했을 경우 가장 많은 봉독을 얻을 수 있었으며, 주1회나 매일 봉독을 채취할 경우에는 현저하게 봉독 채집량이 감소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봉독을 주 3회 채집할 경우 프로폴리스 생산량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매일 봉독을 채취할 경우 프로폴리스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연구로 알아냈다.
아울러 벌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8월경 1시간 동안 평균 170㎎의 봉독이 채집됐지만, 9월 이후 기온이 급감하면 벌의 활동이 적어짐과 동시에 봉독의 채집량이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배 씨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봉독을 채집한 봉군의 월동 후 봉군상태 조사와 유밀기와 무밀기 때의 봉독 채집과 프로폴리스 생산량 조사, 봉독과 프로폴리스 생산 농가의 경제성 분석 등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봉독·프로폴리스 완제품 개발 도전
“작년에 벌꿀로 2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는데, 올해는 평년작이어도 3천만~4천만원의 소득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이마저도 노력에 비하면 형편없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봉독과 프로폴리스 생산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이번 연구결과가 잘 나와야 소득을 극대화할 수 있겠죠. 힘들겠지만 앞으로는 봉독과 프로폴리스 완제품 개발에도 힘쓸 계획입니다.”
무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인기술개발사업을 담당하면서 배복남 씨의 연구에 공동참여하고 있는 김명희 지도사는 “양봉용 비가림시설 설치와 데이터 분석 등 성공적인 연구성과 도출을 위해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며 “이 연구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양봉농가 소득에 큰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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