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적으로 보아도 귀농열풍이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필자도 최근 농협대학의 귀농교육과정에 참여한 6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적 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참가자들은 인생2모작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수업에 진지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채로운 이력에 고학력자도 상당히 많았다. 성공적인 귀농을 위한 의지도 강해 보였다. 귀농의 주요동기는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농업을 희망적 직업군으로 간주해 소득증대를 위해 전문적 농사를 짓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은퇴직업인으로 노후생활을 한적한 시골의 전원생활을 하려는 경우다. 삭막한 도시의 생활에 짓눌리다보니 뭔가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으려는 심리적 욕구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귀농이 ‘장미빛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능률과 속도만을 중시하는 도시생활의 습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과 자연의 질서 속에 느림의 속도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만 생활하던 사람에게는 농촌에서의 삶이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먼 곳의 풍경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라는 가사를 읊으며 유유자적한 태도를 취하며 낭만적인 생각만 하다가는 실패할 수도 있다.
필자는 다시 ‘農으로’ 돌아가려는 ‘귀거래사’의 흐름에서 농촌과 자신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귀농의 성공여부를 떠나 ‘농업인의 삶의 가치’에 대해서 재음미해보자는 것이다. 자연, 식량, 환경, 생명과학, 평화, 아름다움 등 농업 농촌이 보유하고 있는 가치와 철학 속에 자신의 역할의 관점에서 자부심을 가져보자는 것이다.
귀농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경과 생명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농촌으로 돌아가는 것이 단순히 농사를 짓거나 거기에 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농촌으로 돌아가 어떤 마음과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단순히 어디에서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몸담고 있는 농촌과 일하고 있는 농업에 스며 있는 가치를 진정으로 깨치려는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이 땅위에 살아가는 생명체들과 함께하는 생활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청량제 역할을 할 것이다.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부원장
본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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