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루 공급용 신품종 연구하는 정지웅 박사

<정지웅 박사>

 

쌀가루용 ‘수원542호’ 밀-벼 이모작도 가능

지난해 우리의 쌀 소비량은 1인당 74kg을 기록했다. 이처럼 쌀 소비가 줄면서 쌀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그래서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활용한 가공식품의 확대 보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정지웅 박사는 가공용 쌀가루 생산에 적합한 쌀 품종의 개발을 연구 과제로 삼고 있다. 그의 연구 성과에 따라 쌀가루 가공용 쌀의 보급이 늘어나면 값싸고 품질 좋은 쌀가루의 대량공급도 가능할 것이다.
정지웅 연구사의 방을 노크했다.

고품질 쌀가루 생산이 가능한 품종을 연구하고 있는데…
-쌀가루는 밀가루나 다른 곡류에 비해 위에 부담이 적고, 소화흡수율이 높다. 쌀에 포함된 아미노산인 리신은 밀이나 조, 옥수수에 비해 두 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쌀을 이용해 밥만 지어 먹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들어 섭취할 수 있다면 국민 건강도 지키고 우리 식량안보도 튼튼해 질 것이다.

쌀을 가루로 만드는데도 특별한 품종이 필요한가?
그렇다. 쌀은 본래 단단한 구조다. 때문에 밀 보다 가루로 만드는데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든다.
잘 부숴져 가루로 만들기 쉬우면서도 맛도 좋고, 수확량도 많은 쌀 품종을 만들어 내면 쌀가루를 활용한 식품산업체의 원가절감과 제조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떻게 쌀가루 생산에 적합한 계통을 만들었나?
우선 ‘남일벼’라는 조생 다수확 품종을 ‘아지드화나트륨’으로 처리해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수원542호’는 우리밀 품종인 ‘금강밀’과 입도가 비슷하고 손상되는 전분의 함량도 다른 벼에 비해 매우 적다. 올해와 내년 지역적응 시험을 거쳐 품종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쌀가루용 쌀 ‘수원542호’의 특징은?
기존의 쌀로 쌀가루를 만들려면 단단한 성질 때문에 물에 불린 후 빻아야 한다. 이를 습식 제분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되고 또한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기는 등 유통단계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현재 연구중인 ‘수원542’는 잘 빻아지도록 만든 쌀이기 때문에 기존의 밀가루 생산과 동일한 제법으로도 입자고 곱고 전분 함량이 낮은 고품질 쌀가루를 얻을 수 있는 품종이다.
또한 ‘수원524호’는 조기 수확이 가능한 다수성 품종이라서 기존의 밀 농사를 짓는 농가와 함께 이모작을 하기에 적합하다. 밀과 이모작이 가능한 단지가 조성되면 봄에는 밀을 수확하고 가을엔 쌀을 수확해 같은 제분소를 활용하는 이상적인 시스템 확립이 가능하다.

기대효과와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수입밀 대체효과 500억 원이 기대되며, 건식제분을 통해 생산비 절감과 환경오염이 방지되는 효과가 연간 1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농가는 밀 농사와 이모작이 가능해 토지생산성을 높여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당연히 밥쌀용 쌀의 수급 조절에도 기여할 것이고 이를 통해 쌀 산업 전반에 안정을 기할 수 있다. 당연히 쌀 가루를 이용한 가공산업도 활기를 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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