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시리즈 (1)- 배혜정 누룩도가 대표 배혜정

 

막걸리 ‘부자’ 브랜드로 연매출 50억…전체 50% 일본 수출

한국 전통주 업계의 중심에서 우리 막걸리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배혜정누룩도가의 배혜정 대표를 서울 개포동 구룡사 앞 본사 사옥인 혜정빌딩 전시실 ‘부자(富者)’에서 만났다. 쉰다섯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앳된 건강미가 얼굴에서 배어나왔다. CEO로서의 자신감도 충만해 보였다. ‘다분히 남성적인 성격에 전투적으로 보인다’고 하자 망설임도 없이 막바로 ‘맞다’며 소리내어 웃었다.

# 창업 그리고 장사 10년
배혜정 대표는 한국 전통주의 상징처럼 돼 있는 국순당의 창업주 배상면 회장(87)의 고명딸이다. 그래서 그 후광덕으로 보는 세상의 이목이 큰 부담이었다고 했다.
“물론 회장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시작하게 된 게 가장 큰 창업동기가 됐지요. 그 다음은 사소한 것도 수십년을 갈고 닦으며 가업으로 내리는 일본사람들의 장인정신이 좋아 이 일을 하게 됐습니다. 내가 재미있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재미있어 할 수 있다는 건 곧 창조적이란 거니까요. 지난 10년간 참 많이 고생했지요. 생각대로 안돼 울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2~3년 전부터 아버지와 결별해야겠다고 맘 먹었습니다. 제대로 홀로서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지요.”

# 성공 노하우
-성공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만하면 성공했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누룩을 만들어 팔았는데, 누룩만 가지고는 밥벌이가 안돼 주조로 바꿨지요.”
그때 처음 만든 술이 100% 경기미로 만든 16도의 발효원주 고급막걸리 ‘부자(富者)’였는데, 애초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고 했다. 그러나 의외로 소비자 반응이 좋았고 마니아들도 생겨나 탄력을 받게 됐다. 그뒤에 ‘부자’ 브랜드를 달고 13。, 10。 탁주와 새색시, 자색고구마 막걸리, 생(生)술, 쌀막걸리와 증류식소주 우곡을 연이어 개발 생산해 막걸리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배혜정누룩도가가 내거는 기업이념은 전통탁주의 고급화와 세계화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성공했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경영노하우나 마케팅기법이 있으십니까?
“돈만 많이 벌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오로지 성실과 인내를 가지고 최선을 다한 것 뿐입니다. 그리고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치밀하고도 과학적으로 소비자 성향과 시장을 분석하고 공략한 것이 다품종 소량생산에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버지께서 늘그러셨어요. 예술은 8년, 장사는 10년 해야 길이 보인다고요. 제가 이제 10년 됐잖습니까. 이젠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 비전 2010
배대표의 학교적 전공은 사회사업이고 대기업 건설사에 근무하던 남편(김희철)을 따라 일본·중동·동남아 등지의 해외에서 생활하던 그가 술을 만든다. 그리고 그의 남편은 효소회사에서 그가 쓸 주정용·탁주용 누룩을 만든다.
-기술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전공도 아닌데…
“회장님께 주로 배웠죠. 사업에 관한한은 아주 엄격하게 주지시켜 주셨습니다. 늘 자신이 머리를 짜내보라고 하셨고, 어머니께서는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 긍정적으로 최선의 길을 생각하라고 일러주셨어요.”
-혹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CEO가 있나요?
“돌아가신 정주영씨요. 검소하고 추진력 있고, 큰뜻을 가진 분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릇이 커 보이지 않습니까?”
현재 최첨단 시설을 갖춘 화성의 정남공장에서 하루 생산해 내는 술은 1500박스(20병 들이), 연간 매출은 대략 50억원 정도로 업계 중상급인데, 전체 생산량의 50%가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요즘은 생각이 많아 잠이 없다고 했다. 현재 23명인 직원도 더 늘리고, 공장도 증축 중이며, 두아들에게 가업으로 물려줄 일 등등.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남과 같이 살려고 하면 살아진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그다. 그리고 비전선포를 했다. 회사명도 너무 길어 ‘배혜정도가(都家)’로 바꾸고, 앞으로는 부자(막걸리), 우곡주(소주)의 두가지 브랜드로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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