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지처(糟糠之妻)라는 말이 있다. 조(糟)는 술지게미, 강(糠)은 쌀겨를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조강지처란 ‘술지게미와 쌀겨를 먹으며 함께 삶을 견뎌온 아내’를 이르는 말이다.
옛 어른들은 남자가 딴 여자를 두어도 조강지처는 절대 내쳐선 안된다는 얘기를 해오셨다.
조강지처가 먹었던 술지게미는 동네 막걸리 양조장에서 얻어왔다. 이를 얻어온 기특한 조강지처는 어린 자녀들 배곯릴까봐 먹기 좋도록 ‘사카린’ 등 당분을 넣어 끓여 먹였다.
막걸리 술지게미라도 제대로 먹었던 사람들은 근력을 차리며 영양결핍없이 지냈다. 최근 막걸리가 부활하여 인기를 끌면서 술지게미를 먹던 시절이 불현듯 생각난다.
막걸리 지게미(酒粕)은 밥과 비교해 탄수화물 함량은 조금 떨어지지만 단백질 함량은 더 높고 칼로리는 비슷하다고 한다. 효모의 증식으로 밥보다 막걸리 지게미에 우수한 영양분이 들어있어 막걸리 지게미는 허기를 면하는데 결코 부족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어렸을 때 밥을 제대로 안먹고 술 지게미만 걸러 먹고 산다는 막걸리 양조장 주인을 보았다. 늘 얼굴에 취기가 돌아 벌겋긴 하지만 밥 먹는 사람 못지 않은 건강을 지닌 것을 보았다. 근래들어 영양학자들은 막걸리에 암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는 연구자료를 곧잘 발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막걸리의 심장질환 예방 가능성을 연구한 논문도 보인다. 술 많이 마시는 주태백(酒太白) 중 소주먹고 제명대로 못사는 사람은 보았어도 막걸리를 과음하여 병얻는 사람은 좀체 못 보았다.
막걸리의 부활로 이런 효능도 널리 전파되어 또 다른 한류(韓流)의 인기 품목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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