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채 희 걸
본지 발행인

 

지난 5월초 어린이날 휴일을 제외하고 연일 충남북과 강원도 일원을 다녔다. 출장중 시군농업기술센터를 들러 관계 공무원과 만나 환담과 업무 얘기를 하다보면 대화 뒤끝에 농업기술센터 소장직급과 농정과의 통합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얘기를 요약하면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과거 4급 상당으로 예우를 받았는데 지금와선 5급 상당으로 내려 앉았다는 얘기이다. 뿐만 아니라 소장자리가 비면 농업기술직 또는 행정직이 보직을 받고 있다고 한다.
농정과 통합된 일부 시군에서는 때로는 4급 상당 소장 자리에 행정서기관이 와서 일할 생각이 없다고 불만들을 토로한다. 강원도 P군(郡)에 들렀을 때 얘기이다.
P군(郡)은 10여년 전부터 농정과의 통합 운영이 되고 있었다. 최근 소장이 명예퇴직하면서 후임에 5급 상당 농업기술직이 소장으로 부임했다고 한다.
필자와 얘기를 나누던 관계 공무원은 소장의 직급 격하보다는 농정과 통합된 이래 10여년간 해오던 농촌지도사업이 쇠퇴되고 행정업무만을 전담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신문창간 4년차에 접어들어 그간 출장중 들어왔던 이같은 얘기는 참 많다. 구체적으로 다 얘기하기 어렵다.
언젠가 모 농업기술원에 들렀을 때 들은 얘기이다.
관계관 농업기술원 휘하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소장이 거의 대부분이 5급으로 격하되고 그나마 행정직으로 교체되고 있다고 걱정이 컸다.
이같은 형세로 농촌지도공무원의 승진기회가 차단되어 시군공무원 달래기가 힘들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얘기하던 시점에 농림수산식품부가 과장 전결로 전국 시군농업기술센터소장 모임의 참석 하달공문을 받고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관련 부처마저 농업기술센터를 경시한다며 불만을 삭이기 힘들어 했다.
그 관계관과 며칠전 전화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로부터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도지사 후보 모두에게 관내 시군농업기술센터의 격하된 소장의 직급 격상과 농정과의 통합 철회를 공약으로 내세워 줄 것을 건의 모색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의 역할이 성사되기를 바라면서 분발을 격려했다.
이런 일련의 얘기를 듣고 보면서 농촌진흥청은 농사시험연구사업과 더불어 농촌진흥사업의 또 다른 중요한 한 축인 농촌지도사업의 쇠퇴를 방치하지 말고 빨리 수습해 주길 바란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과 관련된 법규, 제도 등이 복잡 미묘하다고 듣고 있다. 그러나 그 법규, 제도 모두 사람이 만든 것이다.
관련 부처와 기관과의 부단한 협의를 해서 이 문제를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
농업인에게 영농의욕 고취와 작목선택 그리고 기술보급과 농업경영지도는 참으로 중요하다.
공무원들은 흔히 ‘돈보다는 사기(士氣)를 먹고 산다’는 얘기를 곧잘 한다. 내려 앉은 농촌지도공무원의 사기진작도 시급하다.
한편 충남 A시농업기술센터를 들렀더니 소장과 직원들 사기가 충천했다.
과거 민선3기 시장 취임초기 시민 중 농민이 25%에 불과하다며 농업을 경시해 농업기술센터와 농정과를 통합시켰다고 한다.
그후 A시농업기술센터 전직원은 농정통합에서 벗어나려고 다수의 도시농업지도과제 개발에 주력해 시장에게 농업기술센터의 새 위상제시로 통합을 풀었다고 했다. 그후 농업기술센터에 농촌지도관 4명과 시청 축정과장을 농촌지도관으로 보임하는 등 위상을 한껏 높였다고 자랑했다.
예산도 인구가 많은 타시(他市)보다 월등히 많이 얻어 활기찬 사업을 한다며 자부심과 긍지가 무척 컸다.
타 시군농업기술센터도 이런 사례를 크게 참작하여 사기와 위상을 높이는데 힘써야 한다.
시·군 농촌지도기관 위상을 높여 농업경쟁력을 키워야 국력도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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