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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은 낙화생(落花生)과 남경두(南京豆)라는 한자 이름도 가지고 있다. ‘땅에서 열리는 콩’을 줄인 말이다. 또 ‘꽃이 떨어져서 생기는 콩’, ‘중국의 남경에서 들어온 콩’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땅속에서 열리는 콩인데, 꽃이 땅에 떨어지면 떨어진 바로 자리의 흙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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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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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불볕더위에 축 쳐져 있는 호박을 보면 딱하기만 하다. 목이 탄다는 호소지만 사람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해가 떨어지면 잎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박은 안으로 곯고 있다. 땡볕이 잎에서 불타고 물은 잘 올라오지 않으면 호박은 “아이고, 이것 야단났군.”하고 금방 감지한다. 호박잎 1㎠에 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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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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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논둑을 거닐다보니 유독 한 부분이 색이 더 짙고, 달린 이슬로 해서 잎이 깊이 숙여 있다. 이슬은 온 논에 똑같이 내렸을 터인데 왜 그 부분의 잎은 유난히 더 많이 숙이고 있는 것일까? 잎의 색이 더 짙다는 것은 질소 과잉에서 오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질소를 많이 주면 같은 양의 이슬이 매달려 있어다 해도 조직이 약해 더 깊이 숙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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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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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 흙도 없는 절벽 바위틈에서 소나무는 무얼 먹고 사나? ‘물’만 먹고 살까? 지금은 사기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화분을 쓰지만, 20여 년 전에는 흙으로 구은 붉은 색 토분이 주종을 이뤘다. 그 당시 내 연구실 창가에는 가시가 촘촘히 나온 둥근 선인장 한 그루가 토분에 심겨져 있었다. 선인장은 그 화분에서 5년 넘게 살았다.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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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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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소비가 미덕’이라고 정부가 부추긴 때가 있었다. 소비를 많이 하면 공장이 잘 돌아가 일자리가 많아지고, 국가가 발전한다는 이론을 폈다. 그러다보니 나라경제가 말이 아니었다. 개인이나 국가나 과소비를 하면 거덜 나게 되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절약이 미덕’이라는 말은 진리로 통용되고 있다. 어떤 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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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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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한 친구가 연구실 창가에 작은 화분 하나를 놓고 갔다. 그는 “이걸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거야.”라며, 알 듯 모를 듯 한 말을 덧붙였다. 어쩌다 생각나면 물을 준 것이 전부였는데, 한참을 지나자 주변에 있던 화분에 이 식물의 새끼들이 빼곡히 돋아나 있었다. 그제야 그가 한 말의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아프리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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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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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잡초, 망초에게 장마와 삼복은 저들의 계절이다. 그렇다고 망초에게 눈을 흘기면 안 된다. 망초가 없었더라면? 매년 우리는 엄청난 흙을 잃었을 것이다. 빈터만 있으면 장마 전에 온통 다 덮어준다. 그뿐이랴. 꽃다운 꽃도 없는 여름철에 하얀 꽃을 들판 가득 피우고 향기는 또 얼마나 향토색 짙은가.망초는 원래 우리나라 자생이 아니다. 임진란 때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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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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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길가에 산뽕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어쩌면 오디를 먹은 새가 갈겨놓은 작품일 것 같다. 일생을 뽕나무에 매달려 연구한 사람이기에 어떤 나무보다도 더 애착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뽕나무는 딱했다. 봄에는 차를 만들려는 동네 아주머니에 손에 의해 잎을 죄다 강탈당했다(뽕잎차가 좋다고 1985년부터 주장한 사람이 나이므로 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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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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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식물도 건드리면 싫어한다. 그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아 에틸렌 가스를 내뿜으면서 에너지가 소모된다. 때문에 자꾸 건드리면 쑥쑥 자리지 못한다. 높은 산에 자라는 나무가 잘 크지 못하는 것은 자주 건드리는 강한 바람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이 이해하고 있다.그러나 화분을 옮겨놓거나 돌려놓으면 화초가 매우 싫어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적다. 귀한 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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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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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 기온이 이미 30℃를 넘어섰다. 올해의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이럴 때 나무의 천연 에어컨을 활용하면 어떨까? 한 여름, 아스팔트를 걷다보면 마치 방금 콜타르를 부어놓은 것처럼 열이 훅훅 올라온다. 너무 뜨거워 맨발로 걸을 수가 없지만, 같은 시각 잔디밭은 맨발로도 기분 좋을 만큼 서늘하다. 폭염이 내려 쪼이는 날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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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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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경기도 일산에서 열린 고양세계꽃박람회에서 있었던 일. 마침 한 전시관에 막 들어서자 이상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살펴보니 전시하고 있는 어른 키 크기 식물의 하얀 꽃송이가 냄새의 진원지였다. 함께 옆에서 이 식물을 보고 있던 30대 후반의 한 부인이 친구에게 나직하게 하는 말이 내게도 들렸다.“이건 아저씨 냄새잖아!”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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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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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나 식물의 몸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민감한 부분은 어디일까? 생식기관이 아닐까 싶다. 특히 식물에서 꽃보다 더 민감한 부분은 없을 것 같다. 꽃은 환경에 따라서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그리고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온갖 지혜를 다 동원한다. 우리 주변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해바라기처럼 꽃이 태양을 쫓아다니는 것도 지혜 중에 한 가지다.추운 북극,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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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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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에는 쇠뜨기가 한창 돋아나오고 있다. 몇 년 전에 만병통치라고 오해를 사서 졸경을 치렀던 식물이다. 미국에서는 말꼬리처럼 생겼다 해서 ‘말꼬리(hoarse tail)’, 우리나라에서는 소가 잘 뜯어 먹는다 해서 ‘쇠뜨기’라고 부른다. 이 식물은 3억 년 이전 석탄기부터 있었는데, 그 때는 나무처럼 큰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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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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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동물이 하는 짓은 다 한다-56 “식물도 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하면 백이면 백 사람 거의가 “식물은 코가 없는데 어떻게 냄새를 맡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아니다. 식물이 왜 코가 없단 말인가? 살아 있는 것은 어떤 것이나 숨을 쉬어야 살 수 있다. 식물은 이파리에 ‘기공&r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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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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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곧잘 ‘꽃과 나비’, ‘꽃과 벌’을 연인사이로 그린다. 꽃을 소녀로, 나비나 벌을 소년으로 본다. 나비와 벌이 꽃을 찾는 모습을 보면 소녀를 찾아가는 소년의 간절한 모습 같기 때문이다. 또한 꽃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소곳이 기다리는 소녀를 연상케 한다. 꽃과 나비가 만나는 모습은 마치 연인들이 만나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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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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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동물이 하는 짓은 다 한다 - 54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지 마라’의 저자 칼슨은 사랑을 배우고 싶으면 “매일 당신이 돌볼 식물을 한 그루 선택하라.”고 권한다. 그것을 자신의 아이처럼 돌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다보면 식물 너머로까지 사랑이 넓어져 인생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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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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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식물의 차이는 무얼까?”“동물은 움직이고 식물은 못 움직이고…”라고 대답한다면 20세기 사람이다. 식물도 동물처럼 쉬지 않고 움직인다. 줄기는 빛을 향해 쫓아가고, 잎은 빛이 오는 방향으로 튼다. 땅 속에서 뿌리는 물과 비료를 향해 뻗어간다. 퇴비덩이를 묻어주면 뿌리가 퇴비를 돌돌 말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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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성신문
2009.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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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에는 잎조차도 아름답다. 그런 식물 중 하나가 상사화다. 3월초만 되어도 따뜻한 양지에 뾰족하게 잎을 내미는 상사화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하루가 다르게 자라지만 꽃은 피지 않는다. 6월로 접어들면 벌써 잎은 누렇게 변한 뒤에는 화단에서 사라진다. 7월 하순 경에 삭아 없어져 버린 자리에서 꽃대가 올라온다. 나팔 같은 연분홍 꽃이 무리지어 핀다. 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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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성신문
2009.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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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옥(Venus-fly traps)이 실제로 파리를 잡아먹는 광경을 보기란 쉽지 않다. 열편은 마치 어린 콩깍지를 벌려놓은 것 같아 흔히들 꽃으로 보지만 잎이 변한 거다. 꽃은 파리지옥 사이로 꽃대가 길게 올라와 잎이 5장인 하얀 꽃을 피운다. 평상시에는 여느 잎처럼 광합성을 하고 있다가 파리가 앉으면 지옥문은 0.1~0.5초 사이에 닫혀버린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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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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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뼈가 있다’고 하면 무슨 정신 나간 소리냐고 비웃는다. “나물을 수십 년 먹어 봤지만 뼈를 발라낸 적이 있던가?”라고 반문한다. 그럼 뼈가 없다면 어떻게 식물이 서 있겠는가? 동물의 뼈는 칼슘을 주성분으로 하고 인(燐)이 부재료로 들어 있다. 영국에서는 사람의 뼈를 비료로 쓴 적이 있다. 18세기 영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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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6 00:00